국제유가가 선진국의 금리인하와 세계 경기둔화 예상으로 고공행진을 접고 하락 중에 있다.
지난 7월 14일에 배럴당 78달러까지 최고치로 올랐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가 이달 10월 19일 기준으로 58.5달러까지 떨어진 것이다.
3개월 동안에 무려 25% 넘게 하락해 고유가 행진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는 지나친 유가급등에 대한 경계심리와 함께 국제금리의 상승, 미국 등 세계경기의 둔화로 어느 정도 예견된 사항이기도 하다.

고유가 중에도 석유수요는 확대돼

그러나 과거 수년간 고유가의 원인으로 지목된 원유 생산부족, BRICs의 고성장, 이란 핵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주요 원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또 원유 생산 국가들의 감산합의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다.
다만, 고유가에 기인한 투기적 수요가 선진국들의 금리상승세로 인해 주춤해지고, 내년도 세계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유가의 상승압력이 많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유가는 세계경기와 석유수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세계경제는 그간 고유가에도 2003년 이후 4 ~ 5%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고 금년에도 5%에 달할 전망이다. 석유 수요는 경제에 따라 증감을 한다.
IMF는 9월 전망에서 세계경제는 금년도 5.1%에서 2007년도에는 4.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성장 둔화가 이 수준에 그칠 경우 세계 석유 수요는 건실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EA(국제 에너지기구)는 9월 전망에서 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은 2006년의 1.3%에서 2007년에는 1.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주택시장의 둔화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축소와 함께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초 미국의 겨울철 난방수요가 국제유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원유와 함께 난방유 재고가 확대되고 있으나 한파 여부에 따라 수급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지난 9월 11일의 총회에서 현행 2,800만 배럴/1일의 생산쿼터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돼 10월 20일자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유국들은 매장량에 한계가 있는 석유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동안에 경제개발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안정 기조 예상

공급측면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서 이란 핵 문제가 있다. 이란 핵 문제는 앞으로 국제유가 및 세계경제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기습으로 시작된 레바논 전쟁이 이스라엘 측의 큰 성과 없이 휴전 상태로 들어가게 돼, 헤즈볼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대한 이란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세계경제의 향방이 미묘한 시기에 대이란 제재조치가 단행되고 이란이 제재 참여국 등에 대한 석유수출을 삭감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많이 있다.
국제석유시장을 둘러싼 단기적 요인들을 종합하면 이란 핵 문제가 돌발 변수이긴 하지만 국제유가의 급등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OECD 경기선행지수는 이미 금년 상반기에 둔화되기 시작했다.
경기둔화와 석유 수요 감소간의 6개월 정도의 시차를 고려하면 금년 하반기 석유수요는 건실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의 경우 세계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석유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석유 수요 신장세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LG 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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