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한국전력 사장은 국내 최대 CEO모임인 ‘CEO포럼’과 ‘한국일보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2006년도 ‘한국을 이끄는 CEO’에서 공기업부분 리더로 선정됐다.
그는 공기업 한국전력에 민간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는데 성공함으로서 흔히 공룡이라고 부리던 국내 최대의 공기업 한국전력의 몸무게를 날렵하게 줄이고 도약의 발판을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공기업들은 한마디로 무경쟁의 무풍지대에서 ‘철밥통’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유지돼 왔던 것이 사실이 아닌가. 그러나 이제 공기업들도 ‘세계화’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서 자유 경쟁체제로의 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2004년 3월, 한국전력 사장에 새로 취임한 한준호 사장은 취임 하자마자 “깨끗하고 투명한 회사가 되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위로부터 바꾸자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우선하는 경영방침으로 윤리경영을 정하고 일선 사업소를 찾아다니면서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윤리경영을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윤리경영을 통해 경영평가에서 1등을 해서 인센티브로 보상받자고 설득했다. 그 결과 많은 직원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강도의 부패방지 교육이 효력을 나타냈다.
우선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회사는 직원들의 고소득을 보장하는 대신에 그에 걸맞은 능력과 품위를 요구했다.
이어 불우이웃돕기, 헌혈행사, 자원봉사 등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원들도 ‘봉사참여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한 사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깨닫도록 할 방침이라고 약속했고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회심의 승부수로 던졌다. 직원 수 2만여 명, 58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한국전력이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였다.
한 사장이 한국전력에 새롭게 제시한 비전은 ‘세계 최고의 종합에너지 그룹’으로의 도약이다. 한국전력은 2015년까지 해외에 국내 발전용량의 6분의 1 수준인 1,000만㎾의 발전설비를 갖춘 에너지 수출기업으로 변신해서 1조4000억 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국전력은 우크라이나, 레바논, 스리랑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미얀마 등지에서 발전, 송변전, 배전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2004년에 필리핀에서는 전체 전력량의 12%를 공급하면서 현지 10대 기업에 포함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회사로 올라섰다.
또 중국과 루마니아, 인도네시아에 원자력 발전소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 사장의 글로벌시장 공략은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시장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러 가지 경영성과 가운데서도 한 사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추진해온 것은 중소기업과의 ‘윈윈(win-win)’ 경영이다. 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납품업체인 중소기업에 군림하는 한전이 아니라 건전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청장과 생산성본부장,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한 탓이다.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을 만드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그는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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