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치료제인 ‘쎄닐톤’ , 정장제 ‘벤투루스’ , 구강치료제 ‘덴트헤스’ 등 자체브랜드로 지난해 연매출 300억원대를 기록한 (주)동구제약은 제약업계의 숨은 강자.
이 같은 동구제약의 성장 비결은 이경옥 회장의 ‘감성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여성은 남성들에게는 없는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만의 강점이며 기업경영에 있어 굳이 남성들의 카리스마를 닮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제약업계에서 유일한 여성CEO인 이경옥 회장은 직원들의 대소사를 직접 챙기는 직원들에게는 어머니와 같이 자상한 분으로 통한다.
이 회장이 기업경영에 나선 것은 좀 특별하다. 결혼 후 가정일에만 전념하던 이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은 남편을 돕겠다는 마음에 1993년 동구제약의 부사장으로 기업경영에 참여했다.
하지만 남편의 병세가 악화되자 뜻하지 않게 1997년 3월에 대표이사 직책을 맡으면서 경영일선에 나서게 됐다.
“남편으로부터 경영지식을 전수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안일만 하던 가정주부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직원들의 부정적인 시각까지 겹쳐 취임 초기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그러나 수백명의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대표이사 자리를 맡으면서 더 이상 남편 병간호와 회사일을 병행할 수 없었다. 남편의 병간호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기업경영에만 매진했다.
부족한 경영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중앙대학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과정과 이화여대 여성최고경영자과정도 끝냈고, 직원들의 생일과 기념일에 자필 편지를 보냄으로써 직원들과의 거리감도 좁혀나갔다.
처음에는 서먹해 하던 직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 회장의 따듯한 마음을 알고 전적으로 신뢰하며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한 숨 돌리고 나니 회사경영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출규모에 비해 조직이 너무 비대했던 것이죠.”
이 회장은 260명에 달하는 직원을 자연퇴직자에 대한 충원 없이 188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기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IMF 경제위기를 맞아 연일 부도를 맞는 다른 제약사와 달리 동구제약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 됐다.
대표회사 취임 후 이 회장은 기술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다. 전문연구원을 대폭 확대해 매년 15종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해 왔으며 2001년에는 국내 최초로 위장 보호기능에 치료기능을 결합시킨 의약품 ‘잔시드’를 개발, 국내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또 2000년 9월엔 생산시설 인증을 받기가 매우 까다로운 호주에서 ‘우수의약품제조기준설비(GMP)’ 인증을 획득했고, 2001년 2월에 국내업체 최초로 ‘대만 GMP’ 인증을 받아 해외진출의 토대를 마련, 2004년에는 1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개가도 올렸다.
이 회장은 “특허가 끝나는 의약품의 정보를 빨리 찾아내고 새로운 약물전달체계을 적용해 개량신약으로 재탄생시키는 틈새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며 경영전략을 밝혔다.
동구제약은 2006년 400억원, 2007년 500억원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S4S5’를 모토로 제2의 도약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경옥 회장은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어 태도를 중시한다. 사람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들이 태도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태도가 올바른 사람은 어떤 일을 맡겨도 근면하고 성실하게 목표를 달성하기 때문에 직원 채용시에도 그 사람의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것.
이 회장은 “가정이 편해야 사회도 안정되고 국가도 발전한다”며 “창업을 고려하는 주부들에게 자녀들이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인 초등학교 5∼6학년까지는 육아에 전념하고 그 후 창업에 나서는게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 회장은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서울솔루나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로터리클럽 내 ‘생명의선물위원장’을 맡아 가난하고 불우한 아이들의 심장병 수술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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