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농산물 유통에 투신한 손종원 사장(70). 그의 인생 후반부는 농산물 가공업에서 젊은 사람 못지않은 열정을 태우고 있다. 손 사장은 뜻하지 않게 농산물 가공에 뛰어들었지만 어떤 제조업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이 먹는 것은 건강을 뛰어넘어 생명과 직결되어 있죠. 정직하고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일종의 사명감 입니다.”
손 사장은 애써 공장이랄 것도 없다며 겸손을 보이며 생산현장을 안내했다.
그는 부산에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종업원 30명에 하루 생산량은 평균 10톤 정도. 그의 김치는 고품질로 인근 대기업과 관공서에서 확고한 신뢰를 얻고 있다. 그 신뢰의 바탕은 전국 산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엄선한 원재료를 사용해 철저한 위생관리 하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모양이 같은 배추라도 품질은 천차만별이고 양념재료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는 전국 생산자와 오래전부터 구축해 놓은 직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적 원재료확보로 소비자에게는 농산물 파동에도 안정된 공급을 약속할 수 있다.
“좋은 김치의 조건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좋은 원재료입니다. 양념을 버무리는 직원은 대부분 장기근속 주부들로 가족을 위해 김치 담그듯 모든 정성을 양념과 함께 버무려 넣습니다. 10년이 지나도 맛이 한결같을 수 있는 것이죠.”
손 사장은 공장김치의 편견을 깨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맛있는 김치라는 믿음을 소비자에게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젊었을 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안 해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사업을 해봤다. 그래서 유통과 물류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꿰뚫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러한 경험이 뒤늦게 김치공장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공장에서 손 사장은 아버지가 가정을 꾸려나가듯 한다. 나이많은 사장이라고 뒷짐지고 간섭만 하는 것이 아니라 허드렛일까지 직접 나선다. 이 작은 공장에서 10년 이상 장기근속근로자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직과 투명을 목숨처럼 여겨왔습니다. 고객과 함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약간의 힘이 있는 한 공장에서 끝까지 일할 생각입니다.”
손 사장은 농산물 가격 안정이 안돼 재배농가가 자꾸 줄어드는 게 걱정이라고 했다. 수라간은 농산물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져도 소비자와 약속한 물량은 반드시 지킨다. 이의 일환으로 전남지역 등의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5월까지 생산할 수 있는 배추와 무를 확보해 냉장보관한다.
손 사장은 “김치는 우리 국민이 하루만 밥상에 안보여도 허전한 필수 음식”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사랑받는 김치처럼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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