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약세로 인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절상되는 가운데 엔화보다 원화의 절상폭이 높아 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엔(100엔당) 환율은 2004년 1월 1,112원에서 2007년 1월 26일 현재 774원으로 30.4% 하락했다.
이에 따라 대일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제3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는 2000년 113.6억 달러에서 2001년 소폭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후 대폭 증가세를 보여 2004년부터는 3년 연속 24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종통화시장 개설

문제는 대일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원·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 반면, 원·엔 환율에 집중되는 하락압력을 완충시키기 위해 이종통화시장을 개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됐다. 실제로 1996년 10월 은행간 장내 원·엔 시장이 도입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원·엔 시장은 초반 유동성 부족으로 거래 실적이 미미해 만 4개월이 못 된 1997년 1월 이후 거래가 중단됐다.
원·엔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또는 저평가되는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달러화 변동성이 반영돼 원·엔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화되는 효과가 있다. 원·엔 시장이 있으면 외국환은행이 대고객 원·엔 시장거래에서 발생하는 엔화 포지션 정리를 위한 원·달러 및 달러·엔 시장에서 거래해야 하는 부담이 사라진다.
1996년 원·엔 시장이 개설되던 해의 엔화 결제액이 약 300억 달러에 불과했다. 2005년에는 약 580억 달러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해 유동성 측면에서의 원·엔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건은 개선됐다.

엔화 결제거래 확대

그러나 이 정도의 유동성으로는 원·엔 시장을 활성화 할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경상거래에서 엔화 결제 비중을 증가시켜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하면 원·엔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엔화 결제 금액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조성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유동성 공급자 제도를 활용해 부족한 엔화 유동성을 보충하고, 이후 유동성 증가 추이를 보아가면서 전문 딜러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수급 기반의 확충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기업 측면에서는 수출입 엔화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엔화 결제거래에 대한 환변동보험 수수료율이나 관세율 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보유외화자산 건전성 평가에서 통화별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복수 기축통화 체제가 예상돼 금융기관 외화 표시 자산의 통화별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한일 양국 중앙은행간 공조체제 구축도 중요하다. 양국간 환율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도 공조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한일 공조체제 구축의 방안으로는 중앙은행간 통화 스왑거래를 확대하고, 양국간 원화 및 엔화 표시 채권 교차 발행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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