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경이면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한 곳을 찾아 무수한 날갯짓하면서 찾아드는 철새. 여름까지 주로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가을에 겨울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새들은 2~3월까지 이 곳에서 월동을 하고 다시 먼 길을 나선다. 살기 위한 본능의 몸부림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조류나 매 한가지 인 듯하다. 국내 유명한 철새 떼 유명 감상지중 하나가 경남 창원에 있는 주남저수지다. 저수지는 워낙 넓어서 광활한 철새 떼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 그래도 일부러 먹이를 주면서 새 떼를 유인하기 때문에 겨울철이면 넓은 밭을 완전히 뒤덮는다.

겨울철 철새 떼들이 찾아오면 사진가들의 움직임은 바빠진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한두 달은 기본으로 저수지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워낙 예민한 철새라서 카메라에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천혜의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창원시 동읍)는 인근 구룡산(433.5m과 백월산(428m)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인근의 낙동강 물을 수원으로 산남, 주남, 동판의 3개 저수지가 수로로 연결된 약 180만평 넓이의 저수지다. 광활한 늪지와 갈대가 자생하고 있는 섬이 있어 개구리밥, 붕어마름 등 각종 먹이가 풍부해 철새도래지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탐조코스도 A, B, C코스로 나누어 탐사토록 만들어 놓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은 B코스. 이 지역에는 방죽 길에 쌍안경을 설치해서 멀찌감치 관찰하도록 만들어 두었다. 전망대 앞 갈대숲 지역으로 철새 떼들이 휴식을 취하려 찾아오기 때문이다. 갈대숲 주변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저어새, 재두루미(제203호), 두루미(제202호), 큰 고니(제201호), 원앙, 황조롱이, 희귀 새인 흰죽지수리, 물수리와 그 외 큰 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흰죽지, 댕기흰죽지, 댕기물떼새, 민물도요, 흑꼬리도요, 종달도요, 학도요, 중대백로, 황로, 쇠백로, 왜가리 등 종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철새 떼가 유유히 먹이를 찾으면 저수지 위를 떠다닌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은 비슷한 모양의 새일 뿐이다. 손쉽게 육안으로도 구분되는 가창오리, 청둥오리, 기러기 등등뿐이다.

길들어 가는 야성

찾아온 관광객들도 사진 속에서 보던, 멋지게 비행하는 군무 떼를 감상하려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지만 정작 먹이 채취에 여념 없는 철새 떼들은 쉽게 비상하지 않는다. 게다가 밭에 보리를 뿌려 놓은 이후로는 길들여져 가는 철새 떼를 보는 듯하다. 애써 모은 새떼들이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가까이 가서 스트레스를 주지 못하게 감시도 심하다. 게다가 요새 조류독감 탓에 그마저도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생태학습관(055-296-5059)도 딱히 볼거리도 없다. 하지만 그저 외관의 모습에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주남저수지 전망대만 돌지 말고 있는 이웃하고 있는 판신, 가월 마을(C코스)의 동판저수지 주변도 돌아다니다보면 찾아드는 사람 많지 않아 맥 놓은 철새 떼들을 용이하게 감상할 수 있다. 방죽에서 물길이 멀지 않은 이점이 있다.
또 하나 주남저수지 주변에서 볼거리가 주남돌다리(문화재자료 제225호,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다. 주남저수지 갑문 아래 천을 따라 가다보면 특이한 형태의 다리가 있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는 돌다리의 역사는 깊고 여행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인 홍교와도 다르고 징검다리와도 다르다. 다리의 받침이 되는 교각석의 한가운데는 높이고 양쪽 끝은 낮추었다. 그 위에 크고 넓은 판석을 얹어 마치 홍교처럼 아치 형태를 취했다. 이 주남돌다리는 창원 동읍과 대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주천강에 가설해 동읍의 판신마을과 대산면의 고등포마을을 이어주는데, 건립시기나 경위에 대해서는 정확히 전하는 바가 없다. 다만 800여 년 전 강의 양쪽 마을 주민들이 정병산 봉우리에서 자웅석을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 있다. 주남저수지 가는 길에 꼭 한번 찾을 만하다.

■자가 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내서 JC-남해고속도로 동마산IC-39사단-진영방면 25번국도 -동읍 본포 입구 좌회전 직진-주남저수지 (창원에서 12km)
남해고속도로 진영 IC-창원 방면 25번 국도-동읍 본포 입구 우회전 직진-주남저수지(동창원IC에서 4km)
■별미집과 숙박= 주변에 딱히 추천해줄 음식점은 없다. 대신 부산과 광주를 잇는 남해안 고속도로. 그중 김해-진영 나들목 사이에 있는 진영휴게소(055-342-3959)에서는 진영단감 왕갈비찜(2006년 맛대결에서 대상 수상)이 괜찮다. 숙박은 마금산 온천단지쪽에 여럿 있다.

■이곳도 들러보세요
#마금산 온천
철새 떼 감상에 온몸이 꽁꽁 얼었다면 다소 떨어져 있지만 마금산온천(055-298-4400, 창원시 북면 신촌리)에 들러 따뜻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면 된다. 마금산온천은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 나타나고 있어 옛날부터 온천으로 이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병을 고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나 퇴락해 오랫동안 폐쇄됐다. 이후 1929년 일본인에 의해 재발견됐다. 온천수가 나오는 곳에서 병원을 개원했고 그들만이 그 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일본인 철수 후에 마금산 온천으로 거듭나게 된 것. 1967년 국립지질조사소에서 지질조사, 지온분포, 화학조사 및 시험시추로 다시 개발이 됐으며 이 온천수의 주요성분은 리듐식염천인 것으로 확인됐다. 목욕을 하고 마시기도 하는 약수온천으로 이름난 곳이며 숙박동에서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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