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연구개발로 수입제품 국산화 선도
한국계량계측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962년 한국계량기공업협동조합이란 명칭으로 설립됐다.
국내 계량계측기업계에는 지난 37년에 설립된 한국계량협회가 사단법인으로 있었지만 지난 80년 조합이 협회를 흡수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계량계측기업종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87년 현재의 명칭으로 조합명을 변경했다.
■1962년 설립 국내 업계 대표= 계량계측기는 여러 가지 물리적 양을 재는 데 쓰는 기구와 계기를 모두 일컫는 말로 단순한 저울에서부터 최첨단 초음파 유량계, 반도체 생산용 계측기기 등 그 종류와 쓰임새가 다양하다.
특히 과학과 산업기술 발달로 공업계량 계측 중심으로 많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과 정밀계측기술의 융합이 심화되면서 정밀계측기술의 확보가 고부가가치 제조기술의 원천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그 중요도와 각 산업에의 파급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만용 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계측산업 육성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계량계측기 생산량은 2004년 3조7천억원(38억달러) 규모, 전세계 생산량(총 1천200억달러)의 약 3 % 정도로 생산량으로는 세계 11위 수준이다.
또 계량계측기 생산 업체는 1천3여개로 이중 종업원수 20인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기업의 규모는 영세한 수준이다.
연구 인력은 전체 종업원 대비 12%를 보유하고 있으나 핵심기술 개발을 주도할 박사급의 연구원은 0.5%에 불과하다. 부설연구소 보유 업체는 1990년 이후에 설립된 업체가 전체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필요= 홍백파 이사장도 국내 계량계측기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홍 이사장은 “그동안 국내 업계는 안일한 생각으로 개술개발과 국산화 노력이 다소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5년간 많은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뛰어들어 수처리분야 계량계측기 등 국산화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하게 된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홍 이사장의 설명이다.
홍 이사장은 “단체수의계약은 단순히 판로확보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보다 수월하게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무척 컸다”며 제도의 폐지를 아쉬워 했다.
조합은 대부분이 영세한 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바탕으로 한 회원사들의 연구개발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1년 100억여원에 불과하던 공공판매사업은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서는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또 지난 2003년에는 조합의 숙원이었던 자체 회관건립을 완료, 조합 운영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술개발 조합이 앞장 서= 조합은 조합원이 생산하는 수도미터, 동파방지용 수도미터, 각종 계측기 등의 품목에 대해 조합 공동브랜드를 도입하는 한편 수도미터, 탁도계, 유량계, 프로세스 제어반 등에 대한 단체표준을 제정하고 회원사들의 제품 품질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던 탁도계 등의 기술개발을 위해 조합원 7개사가 조합을 중심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비용절감과 함께 현재 국산화 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공동개발한 탁도계를 수자원공사에 40억원 규모로 납품할 수 있었다.
홍 이사장은 “계량계측기산업은 정밀성을 요구하는 첨단산업의 기본으로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면서 “향후 정밀측정기 등을 중심으로 수입제품의 국산화에 업계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계량계측기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8조2천600억원 규모로 이중 45%만을 생산해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 2004년 수출은 8억달러 미만으로 전체 수출의 0.3%에 불과한 반면 수입은 약 44억달러로 계량계측기 분야의 무역역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의 수출증가율(10%)이 수입의 증가율(2%)을 지속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등 업계의 연구개발 투자에 따라 전체적인 기술수준이 높아져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수입대체 효과 정부 지원 확대를= 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량계, 수위계, 공정제어기기, 시험, 검사기기, 분석기기 및 기상측정기기류, 초정밀급 전자스케일 등은 국제기술수준에 도달하고 있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내수기반에도 확대추세에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용 계측시스템과 이동통신 계측시스템도 일부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이동통신 RF 측정기, Spectrum Analyzer, CDMA 등 IMT-2000 관련 계측기기도 이동통신산업의 확대에 따라 계측기술 및 수요 전망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크게 기대된다고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홍 이사장은 “국내 산업의 기술력도 선진국에 조금씩 근접해 가고 있다”며 “수입대체를 위한 업계의 국산화 노력에 정부도 지원을 확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환경문제가 부상하면서 수처리관련 계측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국내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홍 이사장은 이와 함께 “일본의 경우 제품개발에서부터 특허공유·해외진출 등 사업 전 과정을 동종업체들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협동조합이 연구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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