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對日) 무역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는 IT나 철강부문 부품과 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시급히 국산화하지 않는다면 수입선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해 기회도 얻지 못하고 주저앉는 위기를 맞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부품·소재 산업 국산화를 위한 산업계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은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큰 세 번째 시장이지만,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는 한일협정을 체결한 1965년 이후 42년째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오히려 1965년 1억달러에 불과했던 대일무역수지 적자는 1974년 10억달러, 1994년 100억달러를 넘더니 지난해 25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만성 적자 상황에서 대일수출 증가율은 둔화한 반면, 수입증가율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대일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이유로 ▲대일 수출단가 하락 ▲대일 수입증가율 확대 ▲엔저현상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대일 수출단가 하락과 관련, “대일 주력 수출품인 석유화학제품은 국제 유가 안정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해 수출증가율이 급격히 축소됐고, 철강이나 산업용 전자제품은 중국의 저가공세로 수출단가가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대일 수입증가율 확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과 대일 수입증가율의 상관관계는 1990년대 이후 0.86으로 매우 높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이 일본의 부품과 소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한국 수출은 선박, 집적회로 반도체, 자동차부품, 승용차 등이 호재를 보였는데, 이들 수출품에 들어가는 부품인 실리콘 웨이퍼, 열연강판, 자동차 부품 등의 대일수입 역시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원화가치가 엔화에 대해 전년대비 13.3% 상승해 국내에 일본산 자동차, 골프용품, 게임기 등 내구소비재 수입이 늘었고, 미국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대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부품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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