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숨어 있는 여수 100배 즐기기
상태바
[여수 돌산]숨어 있는 여수 100배 즐기기
  • 없음
  • 호수 1440
  • 승인 2003.02.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구도시 여수로 들어가는 길에는 희뿌연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인지 아니면 시내에 들어선 공단에서 내뿜는 ‘스모그 현상’ 탓인지 내내 시야를 흐리게 한다. 여행은 우리나라에서 검은모래 해안으로는 하나뿐이라는 ‘만성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검은 빛을 띄는 만성리 해변가는 겨울철이라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바닷가 바위에는 파란 파래가 가득하다. 여름철 모래가 달궈지면 신경통 등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곳이다. 매년 음력 4월 20일이면 ‘검은 모래 눈 뜨는 날’이라는 자연 모래찜질 행사가 개최되고 신년이면 해맞이 축제도 한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시내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통과해야 하는 ‘마래터널’을 지나면서다. 층암절벽 사이로 차가 오가는 터널은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여수시내로 들어가면 오동도, 진남관 등 볼거리가 있다. 이 일대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한다. 구백식당(061-662-0900)이나 삼학집(061-662-0261) 등이 소문난 곳. 여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중 하나가 서대회와 너무 맛있어서 ‘샛서방고기’라고 불린다는 금풍쉥이 구이다. 이번에는 서대회만 전문으로 한다는 원조집인 삼학집을 들르기로 했다. 툭 불거진 작은 공간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건물은 첫인상에서부터 연륜이 느껴진다. 어머니의 대를 이어 50을 훌쩍 넘긴 아들 내외가 식당을 잇고 있다. 비좁은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창밖으로 갈매기떼가 휘날리고 어선들이 중앙통 시장에 고기를 풀어 내주는 모습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서 새콤달콤한 서대회 한접시 안주 삼아 세월을 흘려 보냈을 것이다. 차가운 계절에 맛보는 서대회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씻어준다. 한접시에 1만원. 인원에 상관없이 가격은 일률적이다.
돌산대교를 건너 향일암을 향하다가 무술목 앞에 있는 수산전시관을 둘러본다. 이곳도 예전에 비해 건물이나 실내에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뒀다. 무엇보다 무술목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전시관 앞에 생긴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비명소리를 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른다.
향일암은 이제 율림치라는 주차장에서 걸어서 올라가야만 한다. 지난해 방문때도 내내 못마땅한 일이었고 멋없이 만들어낸 계단도 힘겹기만 했다. 향일암 위에서 바라본 임포 풍광이나 아기자기한 돌무더기 속에 드리워진 아름다운 절집이 아니었다면 더욱 화가 났을 것이다.
돌아나오는 길(율림리)에 새로 생긴 성두 작금쪽으로 난 도로를 타기로 한다. 만약 이 도로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번 여행은 그저 반복되는 지루한 여행이 됐을 것이다. 해안도로의 아름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두포구에 들렀다. 자그마한 새우가 지천으로 말려지고 있고 그 먹이를 찾아온 갈매기떼가 무리져 있다. 어민들은 고기를 정리하느라 부산하기만 하다. 식당이라고는 단 하나. 낚시마을(061-644-2505-6)이라는 곳이다. 낚시배도 빌려주고 일출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배를 타고 바다까지 안내해주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안도로를 타고 작금을 거치고 천왕산 은적사(061-644-1864)라는 절집을 향했다. 성두포구 방면에서는 특별한 팻말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도로변에 우측에 있는 두기의 장승을 기점으로 찾아들어가야 한다. 자그마한 절집은 동백나무, 후박나무, 비자림 등이 울창하게 들어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좁은 공간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로 건물이 들어서 있다. 찾는이 많지 않아 호젓하고 들어가는 입구가 아름답다. 특히 절집에 사는 ‘스님’들도 일반인들의 방문을 대환영한다. 미리 예약만 한다면 갓김치 담는 이벤트도 할 수 있고 절집에서 숙박도 된다.
절집을 벗어나 군내쪽으로 달려가다가 바닷가 카페를 만난다. 올해로 6년이 됐다는 언덕에 바람(061-644-3178)이다. 주변을 잘 정리해 뒀고 실내 창너머로 바다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2층은 가족 두어팀이 이용할 수 있는 민박동이 있다. 이곳에서도 겨울철에는 일출을 바라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단다. 외관보다 현대적인 실내 분위기와 정돈된 외관이 전원카페로는 손색이 없다. 이 길은 오후 햇살에 취해 달려가야만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군내리를 지나서 해안도로 드라이브가 더 필요하다면 삼거리가 나오는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금천-향대-평사-도실을 지나는데 이곳은 굴과 바지락 양식장이 많아 겨울엔 굴구이가 유명하다. 무술목에 거의 다 이를 즈음에 만난 햇살 천의 세계(061-666-6188)도 별 멋없는 외관에 비해 실내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 천연염색과 천년 홍차가 만난다는 이색간판이 발길을 멈추게 했던 곳이다. 천연염색가가 만들어 놓은 전원카페다. 장작불 페치카에서는 자그마하지만 달짝지근하고 노란색이 진한 ‘호박감자’를 시식할 수 있다.
이어 여수시내에 들러 여수해물한정식집으로 소문난 한일관(061-654-0091)을 찾았다. 굳이 취재를 하지 않겠다는 주인. 손님으로 찾기로 하고 어렵사리 찾아간 곳. 일단 번듯한 외관부터가 마음에 든다. 실내에 들어서니 이것은 식당이라고 하기보다는 ‘기업’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깔끔한 실내, 옷을 잘 차려입은 일식 주방장이 여러명. 주인은 카운터에 앉아 손님들을 정리하는 모습 등등. 4인이 돼야만 1인당 1만5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 상차림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무리다. 전라남도 지정 남도 음식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특히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집을 그냥 지나치면 여수의 재미를 하나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멀지 않은 곳에 여수비치관광호텔(061-663-2011)이 있다.
■자가운전 : 순천에서 여수방면으로 난 17번 국도 들어오는 길목 왼편(13번 국도)에 만성리 팻말이 나선다. 만성리에서 시내 방면으로 들어오면 오동도-삼학집-돌산대교 건너자마자 유람선 선착장. 수산전시관-방죽포 해수욕장-임포항(향일암)-나오는 길에 우측 성두 작금마을로 들어서서 해안드라이브 길을 타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