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 승계 … 호된 훈련 필수
국내 가공사 업계의 대표 기업인 (주)칠성섬유(회장 주수일)는 1945년으로 기업의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황해도 사리원에서 출발, 부산 서울로 이어지면서 메리야스, 누비이불, 양말, 봉제품제조, 화학사 판매업을 거쳐 1967년 화학사가공공장인 칠성섬유가 탄생됐다.
65년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모방에 입사한 주수일 회장은 3년간의 짧은 회사생활을 접고 부친을 도와 칠성섬유를 설립에 나섰다.
주 회장은 지난 70년 칠성섬유를 직접 운영하며 주력업체인 칠성섬유를 비롯해 국내에 경일합섬 일성산업 칠성산업 ㈜우성을 설립했고 스리랑카에 PAN 아시아, 미국에 CS아시아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30대 젊은 나이에 회사를 이어받은 주 회장은 직원을 대하는 태도부터 우선 바꿨다.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관계정립에 나섰고 직원들과 숙식을 함께 하는 세미나를 수시로 갖고 기숙사에 있는 종업원들을 위해 부모 초청 잔치를 열었다.
주 회장은 조직이 비대해지면 능률이 떨어진다고 판단,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주 회장은 칠성섬유를 6개 회사에 3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연 매출 7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주 회장은 최근 장남인 주인태 칠성섬유 사장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이로써 칠성섬유는 삼대째 가업(家業)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경험을 나누고 단계적으로 물려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후계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한 제도적 보완 또한 필수적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본인이 원해야 하고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중소기업에게는 이같은 조건이 맞을 경우 가업승계가 적절하다고 밝히는 주수일 회장은 가업 승계의 장점을 기업의 지속성장과 사회적 책임으로 꼽았다.
특히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해서는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어 넓게 배우고 호되게 훈련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회장의 신념은 지난 98년 고려대 기계과를 졸업한 주인태 사장을 미국의 종합생활용품 기업 P&G에 입사, 5년간 근무경험을 쌓게 했다.
2003년 칠성섬유에 입사한 주인태 사장은 미국에 설립한 화학섬유 가공사 생산판매기업 C.S아메리카에 2년간 근무 후 한국 본사로 돌아왔다.
공장 일선에서 기계조립을 시키는 등 바닥부터 교육시켰다는 주 회장은 “자식이 소질 있다고 생각하면 물려줘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문경영인에게 승계시키거나 집단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기업경영권과 기업정신을 물려주려고 노력했다는 주 회장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과 이기심이 기업인계인수의 선한 동기를 훼손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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