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영업환경 수익다변화 꺼려”
중소기업의 91%가 은행수수료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119종에 달하는 각종 명목의 은행 수수료를 물고 있으며 이중 91%가 비싸다고 응답했다.
이는 국내 은행의 자산규모나 수익성이 선진 외국은행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나 예대마진에 의한 이자수익과 수수료 수익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왜 비싼가= 전세계적인 금융환경 변화로 은행들은 전통적인 예대부문의 이익기여도를 낮추고 금융겸업화와 금융서비스 개발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은 새로운 상품개발을 통한 수익개선 보다 손쉬운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문제.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총이익 34조원중 이자이익은 86.8%인 29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수수료는 11.5%인 3조9천억원 수준이다.
수수료 수익이 은행의 영업 수익으로 직결되는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당기 순이익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비싼 수수료를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과다.
▲은행 당기순이익 얼마나 늘었나=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3천억원 수준. 외환위기 직전 평균 9천83억원에 비해 9.7배가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 1.11%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시중은행 해외 영업점의 당기순이익비중을 비교해 보면 자산규모 국내 1위의 국민은행의 경우 1.2%에 불과한 반면 외환은행은 전체 순이익의 9.3%로 비중이 높았다. 이를 세계 최대은행인 미국 씨티은행의 경우 해외 영업비중이 전체의 53%로 절반을 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은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통한 손쉬운 영업환경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자이익 높은 은행 어디인가= 2005년 시중은행의 총이익은 이자이익 86.7%와 비이자이익 13.3%로 구성됐다. 지방은행은 이자이익이 94.1%, 비이자이익이 5.9%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가장 높은 시중은행은 SC제일은행이며 한국씨티, 농협, 하나, 국민, 기업, 수협, 우리, 외환, 신한, 산업은행이 그 뒤를 이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북은행이 가장 높고 광주, 대구, 경남, 부산은행 순이다.
수수료가 비이자이익을 초과해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은행은 산업(100.6%) 국민(105.7%) 하나(105.9%) SC제일(127.5%) 경남(155.3%) 대구(162.8%) 광주(190.2%) 전북(330.4%) 순이었고 100% 미만의 타 은행들은 수수료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수수료 비싸= 중소기업들은 은행 수수료 중에서 대출부문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를 비싸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50% 이상 수수료를 내려 줄 경우 중소기업의 58.9%가 주거래 은행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해 비싼 수수료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또 금융노조의 은행창구 마감 1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99%가 반대 입장을 나타내 금융소비자인 중소기업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고쳐야 하나= 단기 순이익 개선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손쉬운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품과 금융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해외 영업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외국계 자본의 지배력이 높아진 은행들이 해외영업대신 국내에서 리스크가 적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수익성이 높은 PB 상품에 치중,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해외 영업 강화와 불합리한 수수료 폐지 및 인하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근거를 미공지 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수수료 납부시 납부근거 및 설명을 의무화 해야 한다”며 “부동산 근저당 설정비용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등의 금융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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