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 강화는 한국경제의 균형발전 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치열해 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 선진경제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상생 노력 못지않게 단가인하, 기술·특허침해 등 부정적 요소들도 여전한 상태다. 중소주간행사를 맞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실체적 관계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최근 개최된 중소기업주간행사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모범사례로 선정된 신세계는 협력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윤리경영에 바탕을 둔 신세계는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실천 규범을 만들고 협력회사 존중경영에 나서고 있다.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공존공영을 추구한 결과 합리적 계약과 공정한 평가, 부당행위금지, 금품·향응제공 금지와 같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5천여개 협력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신세계는 매년 협력회사로부터 △거래편의성 공정성 △대금결제 합리성 △담당자 친절도 △청렴수준 등 5대 영역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만족도 조사를 거쳐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우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기초청 상품박람회를 개최 A등급 제품의 경우 즉시 도입하고 B등급은 추가 검증 후 입점토록 제도화 했다.
또 효과적인 중국진출을 위해 협력회사 파트너십을 구축한 결과 30개의 협력회사가 이마트를 통해 중국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GOT(Graphic Ordering Terminal)’ 발주시스템을 도입, 협력회사들에게 재고 물량 예측이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룹차원에서 상상아카데미를 추진하고 있다. 상생아카데미는 협력업체 경쟁력 함양을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협력사 CEO 및 중간관리자, 실무자 등 교육대상별로 다양한 교육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은 올해 내 2만여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중견기업으로서 상생협력에 힘쓰고 있는 경남알미늄은 음성공장 내 협동화 단지를 조성, 협력사를 입주, 낙후된 생산설비로 인한 협력사의 애로를 해소하고 있다.
동시에 모기업과 협력기업이 근거리 내에 위치해 협력사의 물류비 등 원가절감과 시급자재 신속대응 등으로 협력사 품질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의 실시로 협력업체의 상업어음 할인시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기술지원 및 해외동반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사업영역 침해 단가인하 여전”

지난 4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동차 부분정비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5천여명이 모여들었다.
현대, 기아자동차가 판매차량의 A/S를 위해 설치한 정비가맹점들이 업무영역을 일반 부분정비까지 확대하자 중소 부분정비업자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올라온 1만5천여명의 소상공인들은 용산구 원효로 현대서비스센터,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빌딩과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고 대기업의 부문별한 사업진출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카니발의 라디에이터 소비자 공급가격이 직영 정비가맹점 보다 34% 비싸게 공급된다”며 “특정 부품에 대해서는 일반 정비업체에는 공급하지 못하도록 협력업체 단속에 나서 부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용 떠안은 中企 생존위협

△덩치만 공룡인 대기업= 대·중소기업 상생을 외치는 대기업들이 무분별한 단가인하 압력은 물론 기술·특허·사업영역 침해 등 다양한 형태로 중소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대기업 경영진에 대한 단기 실적위주의 평가 강화로 수익성을 쫓는 대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노력 보다 상대적으로 손쉽고 효과 발생이 확실한 생산원가 낮추기에 골몰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 IT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A사는 대기업의 납품방식 변경에 따라 애를 태우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부지역에 있는 대기업 물류창고로 공급하면 됐지만 이제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물류허브로 직접 물건을 들고 나가야 한다. 또 납품 카운트 방식도 입고에서 생산라인 투입 시점으로 변경돼 물류비용 상승은 물론 재고부담이 커져 30% 이상의 추가비용을 부담, 회사내부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품 생산을 위한 자금 투입을 시작으로 자금 회수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기존에 비해 2배 늘어난 90일이 걸린다”며 “결재 장기화 및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악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중소기업에게 떠 넘기면서 어떻게 상생협력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대기업들도 국내 부품업체들이 전멸할 경우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한번의 경험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원자재값 올라도 단가인하 강요

△원자재 올라도 단가인하 여전=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계에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주물업계는 제품단가 인하를 강요하는 수요 대기업들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조합과 업계에 따르면 95년 이후 고철은 143%, 선철은 115% 등 주요 원자재가 크게 오른 반면 제품가격은 26%만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고철의 국제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톤당 370~380달러에 이르러 지난 2004년 원자재 파동시 톤당 343달러를 넘어섰고 국내 고철 가격 역시 지난해 kg당 270원에서 370원으로 37%나 급등했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자재가격은 폭등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오히려 제품단가를 4~7% 정도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5백여 주물업체들이 경영악화에 따른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물업계는 현대기아자동차·GM대우·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상승과 연동해 가격 책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설명 : 지난 4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자동차 부분정비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5천여명이 대기업의 사업영역 침해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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