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인하와 정부 역할
상태바
은행 수수료 인하와 정부 역할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640
  • 승인 2007.05.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면서 은행의 순이익에 기여하지만 조직력이나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 및 소비자의 은행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대출 수수료, 카드 수수료가 높다는 응답이 91.2%에 이르고 있다. 은행 거래 수수료를 50% 이상 할인시 주거래은행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 58.9%가 ‘바꿀 수 있다’라고 답하였다.
먼저 카드 수수료를 보자. 업종간 차이가 있고 신용도 및 매출액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영세 상인들이 많은 업종에서는 신용카드 및 체크 카드 수수료는 3.15~4.05%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E마트나 롯데 백화점 같은 대기업들은 전업 카드사나 은행에 대해 협상력을 발휘하여 이미 1~2% 사이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中企 금융수수료 불만 고조

다행히 비씨카드(주)는 올해 7월 6일부터 영세상인들이 많은 중소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를 4.8~16.7% 인하하고, 신용카드와 체크 카드의 수수료를 차등화 하기로 하였다. 그로 인해 신용카드 수수료는 3~3.6%, 체크 카드 수수료는 2%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에게 희망을 주는 반가운 뉴스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왜 카드사에 대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이용해 중소기업의 금융기관에 대해 부담을 간단히 계산해 보자. 물론 이러한 단순한 계산은 오해의 소지가 많지만, 중소기업의 부담을 이해하는 데는 의미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2004년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율은 각각 4.47%, 3.42%이다. 여기에 현재 신용카드 및 체크 카드 수수료 3.15~ 4.05%를 빼고 나면 영업이익율은 최대 1.32%, 최소 0.42%이고, 경상이익율은 최대 0.27%, 최소 ~0.60%이다.
중소기업은 금융기관에 수수료 이외에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금융비용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의 순이익은 어떤 상태가 되는가를 보자. 카드 수수료 이후 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율에서 2004년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 1.85%를 빼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율 및 경상이익율은 마이너스가 된다.

법인세 인하 적극 검토해야

그러나 카드 수수료가 높다고 은행이나 카드 전업사만 비난할 일도 아니다. 카드 사용으로 과세 대상의 세원이 확대되고 조세 징수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이에 대한 조세징수 비용도 최소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카드 사용은 국세청에게 조세 수입의 증대와 조세 징수 비용 최소화라는 일거양득의 이익을 가져다 준 셈이다. 그 대가로 영세상인들 및 중소기업들은 높은 카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영세상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인하가 은행이나 전업 카드사의 영업이익 감소에 부담을 준다면 국세청은 법인세 인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카드 수수료를 얼마나 더 인하해 중소기업 및 영세상인들의 수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는 국세청의 의지에도 달려 있다. 은행 및 카드사의 노력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인하를 요구하는 대출 수수료를 보자. 대출 수수료는 담보 대출에 따른 감정료, 신용평가 등급, 등기비용, 측량 비용, 법무사 비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비용들을 인하하지 않으면 은행이 대출 수수료를 인하키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대출로 이익을 실현하므로 중소기업에만 수수료를 분담시킬 것이 아니라 수수료의 1/2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아파트의 담보 설정에서 등기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는 사례가 중소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의 수수료 인하는 은행이 중소기업 고객을 장기적으로 육성한다는 의지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은행 이익 감소는 직원의 생산성 향상과 정부의 협조로 풀어야 한다. 국세청, 한국감정원, 법원 등이 거래비용을 낮추어 주어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수수료도 더 인하될 수 있다.

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