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제공되는 외국인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부당”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현실은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지난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단체수의계약 대체제도 도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협동조합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용카드 및 은행 수수료 인하 △가업승계기업 상속세 완화 △소상공인공제제도 활성화 △단체수의계약 대체제도 도입 △최저임금 인상완화 및 외국인 최저임금 적용 배제 등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현재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적용받고 있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대기업의 2배 수준”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높은 수수료는 반드시 인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최된 대형마트 확산저지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관련 소상공인 집회에 참석해 이들의 아픔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는 김 회장은 “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높은 상속세 부담이 완화돼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가업을 원활히 승계해 고용과 생산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재 중앙회의 가업승계 기업에 대한 상속세 완화 건의를 정부와 조세당국에서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이어 “최근 몇 년간 은행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은행 이익의 많은 부분의 중소기업 대출과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120개에 이르는 은행수수료를 대폭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0년 이후 평균 10% 이상 인상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인상률을 한자리수로 낮추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방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다보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애로사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또 숙식이 제공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까지 최저임금이 적용되다보니 오히려 국내 근로자들보다 임금이 높아지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회장은 까다로운 출입절차와 복잡한 통관, 낙후된 통신환경 등 몇몇 장애요인이 해소되면 개성공단은 중소기업에게 최적의 산업단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성공단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최근 개성공단지원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개성진출 기업들도 국내 중소기업과 동일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한미FTA의 원산지규정 역시 기존보다 진일보한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으로 중소기업들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 미국의 강경한 방침에서 ‘역외가공위원회 설치’ 등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개성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국내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을 하고 있다”며 “지방이전 기업에 세제와 금융지원을 하듯 통일과 평화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는 개성공단 기업들에게도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소상공인들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소상공인 공제제도는 9월 이전 시행을 앞두고 자금조성이 마무리되는 등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 실시되고 있는 신공공구매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한편 단체수의계약 제도의 장점을 살리는 새로운 대체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 동안 중앙회 내부시스템을 개선하고 중소기업과 협동조합들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다”는 김 회장은 “중소기업전용 홈쇼핑채널 확보, 신용보증금액 확대, 산업은행의 中企 지원 강화, 중소기업부 설치 등 장기 과제도 적극 추진, 성공한 중앙회장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문 회장의 취임 100일]중앙회, ‘토탈경영’ 기치 아래 빠르게 변화
100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45년 역사의 중소기업중앙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당하게 말하는 자신감의 회복이다.
중소기업의 대표조직체로 “할일은 하고 할말도 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내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중앙회는 관료형 조직에서 벗어나 기업형 조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든 일을 ‘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의 성과’가 어떠했냐가 중요시 되고 있는 것.
연말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의 원칙이 적용되고 업무의 효율과 능률이 최우선시 요구되고 있다. 업무보고는 지체 없이 요점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각종 회의는 위임돼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또한 현장중심의 경영이 강화돼 서울지회의 강남 이전과 부천 출장소 등 현장지원 조직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들의 대규모 시위 집회에 김 회장이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챙기고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정한 것도 그의 현장경영 스타일을 읽게 한다.
회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업종과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로 회장단을 구성하고 업무영역을 분담했으며 그 책임에 맞는 권한도 부여했다.
또 중앙회 사상 최초로 중소기업인을 전국 12개 시도 지역회장으로 선임, 각 지역에서 중앙회와 중소기업을 대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모든 변화는 김 회장의 평소 지론인 ‘토탈경영’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그동안 중앙회는 각 부서별로 사업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복된 사업도 많고 내부 역량이 집중되지 않아 잠재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지 못했었다”는 것이 김 회장의 평가.
김 회장의 토탈경영은 그가 강조하는 ‘3세’ 즉, ‘세심함, 세련미, 세계지향’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중앙회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디자인감각으로 무장한 ‘징기스칸 리더십’<.h5> 서울 여의도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중소기업회관의 문을 들어서면 전에 비해 훨씬 세련된 안내표지판과 사무실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15년간 뛰어난 디자인감각으로 로만손을 세계적인 시계브랜드로 키운 김기문 회장은 중앙회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사무실과 안내표지판을 밝고 모던한 스타일로 바꿨다.
올해로 20년이 되는 여의도 사옥은 직사각형 형태의 석조건물인데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딱딱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있었던 게 사실.
작은 사례에 불과하지만 디자인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김 회장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디자인 감각과 함께 김회장이 성공한 기업 CEO로 추구하는 리더쉽은 ‘징기스칸 리더십’ 이다.
징기스칸이 대륙의 유목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전투력을 갖춰 세계를 정복했던 리더쉽은 항상 존경의 대상이다.
오늘날 로만손이 시계부품 협력기업을 모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이런 김 회장의 리더십 덕분이란 것이 경영계의 평가다.
앞으로 중앙회가 557개 회원조합과 300만 중소기업을 하나로 묶어, 경쟁력을 쌓아 당당하게 호령하는 중앙회로 세우는 데에 있어서도 징기스칸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할 일은 하고 할 말하는 중앙회’로 평가 받는 것이 그가 말하는 성공한 중앙회의 비전일 것이다.
새벽 5시 기상…외부 스케쥴 하루 25회
김기문 회장은 매일 아침이면 5시에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최근 구입한 런닝머신을 1시간 정도 달리는 것.
취임 이후 시간을 쪼개어 쓰기 위해 그동안 다니던 헬스클럽 대신 자택에서 이렇게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
로만손의 경영은 전문 CEO에게 위임하고 오전 8시에 중앙회에 출근해 전반적인 업무를 직접 챙긴다. 하루에 잡혀있는 외부 스케쥴만도 평균 25회.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연주회나 오페라를 즐기던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100일간은 정신없이 바빠서 한번도 관람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량은 평소 와인 3~4잔 정도지만 꼭 필요한 자리라면 폭탄주를 즐기기도 하는 두주불사형이다. 협동조합 이사장들과의 술자리에서는 40~50여명으로부터 거뜬하게 술잔을 받아내기도 한다.

■사진설명 : 김기문 중앙회장이 지난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중소기업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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