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장과 재래시장은 지역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으며 우리민족의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던 곳이다. 설이 되면 어머니의 손을 잡고 때때옷을 사러 소고기 국밥냄새가 구수한 시골장터를 누비던 추억이 참으로 그립다. 그런 재래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니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일에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혁신사례 보고회를 가진데 이어 27일에도 ‘참여정부 재래시장 정책성과보고회’를 갖고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등 재래시장 살리기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성과보고에 따르면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재래시장육성특별법을 제정, 전담지원조직 설치, 전국상인연합회 설립 등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시설개선과 경영혁신분야에 7천136억원을 투입, 5년간 562개 재래시장의 아케이드·주차장·진입로 등 시설 1천42건을 개선해 쇼핑·문화의 복합공간으로 개발했다.
개선된 시장의 경우 평균 매출 3배, 매출증가점포비율 6배, 고객 만족도 18배로 판매실적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향후에도 중기청은 지역 관광자원에 근접한 200여 곳을 지역관광지·특산품 등 지역자원과 연계한 ‘주말관광형 시장’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지원정책 효과 나타나

이러한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지원들은 오랜 기간 동안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을 장악하며 생활을 꾸려왔던 중소유통업자들과 시장상인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래시장은 현대식 백화점과 대형마트나 할인매장 그리고 홈쇼핑과 인터넷 쇼밍몰 등의 등장과 더불어 시설의 낙후성과 불편함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시 돼 왔다. 정보화, 브랜드경영 그리고 고객만족 등 현대적 경영현상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글로벌 시장경제하에서 이는 당연한 결과 이다.
비록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재래시장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분명 한계가 있다. 일시적으로 재래시장기능이 회복된다 할지라도 지원이 중단되면 자생력을 잃고 경쟁력이 없는 시장으로 다시 전락될 수 있다.
재래시장을 살리는 결론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재래시장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현재의 시장현대화지원 외에 우선 상품제조업자, 가격, 마케팅기법 등에 관한 투명하고 완전한 정보들이 유통업자들과 상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시장정보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인하 최우선 과제

그리고 이들 정보들을 활용해 경영혁신전략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잇도록 관리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동브랜드와 고객유치 홍보 및 광고 등 마케팅지원, 그리고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 개선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대형마트 등에 공급되는 상품들의 가격이 이들 중소유통업자와 재래상인들에게도 동등하게 책정돼 공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행정조치도 강구돼야 한다.
둘째는 유통업자와 시장상인 스스로가 기업정신과 경영능력을 개발해 독립적인 경쟁이 가능하도록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경영혁신교육프로그램, 정보화 지원, e-쿠폰제컨설팅 그리고 A/S 콜센터, 공동브랜드, 유통물류합리화 사업 등을 적극 활용하는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유통업자들간의 협력체인 그리고 시장상인엽합회 등의 기획력과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문경영자를 영입하거나 컨설팅을 통해 점포구성, 대고객 상품 및 가격정보제공 서비스, 불편신고 및 고정처리, 그리고 재고관리, 유통정보현대화, 고객관리 및 A/S시스템 등을 공동사업으로 도입해 관리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젊은이들이 쇼핑할 수 있는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의 개설과 지역적인 차별적 문화에 기반을 둔 다양한 관광 및 웰빙 이벤트들을 가미함으로써 특화된 시장으로서의 새로운 쇼핑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사업에 중소유통업자 그리고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합쳐져 시너지효과가 나타난다면 우리 재래시장은 자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가족모두가 함께하며 지나온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진한 우리 정서에 맞는 새로운 쇼핑문화가 재래시장을 통해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