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에 이어 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년 내 타결을 목표로 5월초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EU는 27개국, 4억8천700만 명이 모인 거대 시장이다. EU는 수출입을 합쳐 교역 규모가 지난해 3조2천억 달러로 세계 최대다. EU의 국내총생산(GDP)은 14조3천억 달러로 미국(12조9천억 달러)보다 크다. 한·EU 교역 규모도 지난해 786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둘째 교역 상대다. 한국에 직접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도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405억 달러의 EU다.
한·EU FTA는 교역과 투자 면에서 모두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평균 관세율은 4.2%(자동차 10%)로 3%대인 미국보다 높다. 관세 철폐 효과가 미국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자동차·섬유·TV부품·컴퓨터 주변기기·타이어 등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실제로 KOTRA 조사 결과 EU 현지 바이어의 64%가 “한·EU FTA가 타결되면 거래처를 한국으로 변경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67%가 한·EU FTA에 찬성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EU FTA가 타결되면 한국의 GDP가 2~3% 증가해 일자리 증가를 예상했다.
우리는 한·미 FTA로 강대국과 큰 협상을 하는 노하우도 터득했다. 내친김에 한·EU FTA를 성사시켜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을 멀찌감치 떼어 놓을 필요가 있다.
EU는 관세와 같은 대외 통상정책이 동일하고 12개 국가는 화폐도 같다. 재정정책과 경제정책이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EU는 여러 다른 나라들의 연합체다. 그래서 EU의특화 산업, 사양 산업 등 국가별 차이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EU의 27개 국가는, 일인당 GDP 1만5천 달러 이하에 일인당 GDP 평균 9천289달러로 경제발전 정도가 뒤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9개국이 있고, 일인당 GDP 1만5천~3만 달러 수준의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6개 국가가 한국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리고 선진국인 독일, 프랑스 등의 12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교역이 줄어들지만, FTA를 체결한 국가들 사이에는 서로가 경쟁을 통해 상대국의 부족한 부분을 공급하는 산업내 무역이 증가하고 거래 비용 감소, 경쟁을 통한 산업 내 효율화 등이 이뤄져 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오히려 교역이 늘어난다.
수출유사성이 높은 상황에서 교역효과를 얻으려면 경쟁을 통한 산업 내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과 경쟁하는 부문의 경우 기업 혁신 등을 통한 산업 내 효율화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단기적으로 서로의 수출입 수요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무역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산업내 분업체제를 갖춰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무역보완성이 높은 나라들보다 수출유사성이 높은 나라들과의 FTA가 교역증대 및 경쟁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큰 만큼 한·EU FTA 역시 선진국으로 구성된 독일, 프랑스 회원국들과의 협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료: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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