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육성 이제는 정부가 나설때
“구찌하면 이태리, 샤넬은 프랑스, 티파니는 미국 등 상표 이름만 들어도 그 나라가 떠오를 정도로 지금은 브랜드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입니다. 이제라도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육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반지, 목거리, 브로치 등 귀금속 주얼리를 제조·판매하는 (주)세미성(www.semisung.co.kr)의 이영미 대표이사는 브랜드 육성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추구하고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 확보 여부는 그 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줘 다른 제품에 대한 가치 또한 향상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 이태리를 비롯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정부 주도로 명품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
이같은 소비자 트렌드와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미리 예측한 이영미 대표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난 1998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뜻의 ‘세미성(世美成)’을 창업, 주얼리업계에 뛰어들었다.
세미성은 창업 이후 지난 10여년간 ‘세미성’이라는 고유 브랜드로 매년 국내외 보석전문 전시회에 참가하며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세미성’ 브랜드의 기획부터 디자인, 마케팅 등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주얼리업계에서는 이방인으로 통한다. 국내 주얼리업체 대표들은 대부분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 대표는 세미성을 창업하기 전까지 15년간 중학교 과학교사를 했던 것이 경력의 전부이기 때문.
그러나 이 대표는 “주얼리제품은 생성, 가공, 디자인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질학, 물리학, 광학의 영역안에서 다뤄지고 있어 예술적 요소만 강조하고 공학적인 측면을 무시해서는 주얼리업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과학교사 경력이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주얼리의 경우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해외전시회 참가 등으로 재투자와 신규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이 많아 자금조달이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자금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 대표에게 OEM(주문자생산방식) 수출을 권하기도 했지만 세미성을 명품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이 대표는 창업 이후 줄곧 고유 브랜드만을 고집하고 있다.
“주얼리 주요 수출국인 우리나라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해외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품 브랜드 육성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지난 2003년 (사)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이 대표는 취약한 자본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얼리업체 9개사와 함께 공동브랜드 ‘페르티바’를 런칭하며 또 하나의 명품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이 대표는 국내 주얼리 업체들이 세계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일관된 컨셉의 부재를 꼽았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는 일관된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국내 주얼리업체들은 컨셉이 일정치 못하고 유행에 따라 잘 팔릴 수 있는 제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고 이 대표는 지적했다.
잘 팔린다고 다 명품이 되는 건 아니라며 독창적인 디자인과 일관된 컨셉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이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디자인경영이다.
세미성은 ‘전통적이고 한국적이면서 모던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요 컨셉으로 정하고 소재와 디자인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화나 곤충 등을 응용한 제품과 별자리와 탄생석을 결합시킨 디자인, 은제품에 백금을 이용한 소재로 만든 제품, 재앙을 막아준다는 벽조목(벼락맞은 대추나무)으로 만든 반지, 복주머니를 응용한 귀걸이 등 한국적인 색채를 담은 세미성의 제품들은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의 정책자금을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업체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자인의 경우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정하기가 어려워 특허를 받을 수 없어 의장등록만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책자금 이용시 특허를 요구하는 것과 고가의 원석 컷팅기계설비를 대학에 설치해놓고 산학협력을 유도하는 것은 시간이 경영의 주요변수로 작용하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창업 이후 해외 세계 명품 브랜드 육성이라는 목표가 제대로 된 설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지난 2005년 스위스 진주 가공업체인 ‘골레이(GOLLAY)’와 이스라엘 다이아몬드 제조업체인 ‘아비파즈(AVIPAZ)’와 협력관계 체결은 이 대표에게 명품 브랜드로 키워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의 : 02-558-8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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