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위주 대출관행 여전 … 신용평가 인프라 강화를
중소기업중앙회는 차기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세우고 중소기업 활력회복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과제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글로벌시대의 창조적 성장동력’을 주제로 정책 과제집을 발간했다. 중소기업뉴스는 이를 금융, 세제, 규제완화, 소상공인 등 10개 분야로 나눠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과 정책과제를 소개한다.

지방 소재 중소기업 S사. 이 회사는 자금운영이 원활치 않아 운전자금 2억원을 사채로 빌려 7개월 가량 활용했다.
한달 이자는 15%. 이 기간동안 원금에 육박하는 이자를 냈다. 담보부족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에 제약을 받아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증기금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장기 대출금의 일정 부분 상환을 요구하는 등 단기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터질 때마다 중소기업들은 운영자금 융통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덧붙였다.
충북소재 S산업. 이 회사 관리이사는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대출관행에 고개를 가로 젓는다. 담보를 요구하기는 은행은 물론 보증기관 또한 여전하기 때문. 송 이사는 “담보잡고 대출해주면 리스크가 하나도 없는데 이처럼 편한 장사가 어디있냐”며 “금융권도 업력이나 무형자산 등으로 기업을 평가, 대출해주는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이 느끼는 금융애로사항이 여전하다. 금리가 너무 높고 대출시 담보 설정은 물론 보증서 발급시 서류가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도 소재 B식품 J 대표이사는 “매년 금융애로관련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업체에서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아무 것도 없다”며 “정부정책 자금이 배정돼도 실제 금융기관에서는 채권확보가 안되면 자금을 융통시키지 않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어떤 애로사항이 있나=53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기중앙회가 조사한 2006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45.9%가 자금사정이 전년대비 곤란하다고 답하고 판매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금융기관 자금 차입시 대출조건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46.2%가 꼽아 여전히 담보대출 관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시 애로사항으로는 22.1%가 높은 대출 금리를 꼽았고 신용보증서 위주대출(17.8%), 과도한 부동산 담보요구(17.4%)를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향후 중점 추진해야 할 금융시책으로 금리인하(39.1%)를 꼽고 신용대출확대(20.5%), 신용보증지원(16.6%), 설비자금지원(12.6%) 등을 요청했다.
이 같은 조사는 최근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도 나타나 있다. 기업들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금융관련 애로요인으로 환율불안 지속(41.0%)을 꼽았고, 다음으로 정책금리 인상(35.9%), 담보위주 대출관행(17.1%), 어려운 신용보증기관 이용여건(5.6%) 등을 답했다.
금융기관의 이용여건에 대해서 기업들은 대출금리, 담보요구 정도 등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개선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절반가량의 기업들은 ‘금리의 대폭 인하’(50.0%)를 지적했고, 이외에 ‘신용대출 확대’(23.9%), ‘정책자금 지원확대’(20.8%), ‘신용보증 지원확대’(4.2%) 등을 꼽았다.
■포괄적 동산담보제 도입=은행권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58조원에서 올해 8월 말 현재 285조4천억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부동산 담보대출 관행이 지속되면서 담보가 부족한 중기들은 여전히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포괄적 동산담보제도 등의 도입에 따른 기업대출 활성화를 꾀하는 한편으로 담보가 부족한 중기 등에 대해서는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산담보제도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동산을 종류에 상관없이 상업등기소 같은 공적기관에 등기·등록한 뒤 이 등기·등록을 증명하는 서류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그러나 기업이 보유한 기계와 기구, 제품 재고, 일반채권, 투자채권, 신용장(L/C) 등은 등기·등록 등 마땅한 공시방법이 없어 일반적인 담보대출이 불가능하며 해당 동산을 금융기관에 완전히 넘겨주는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한 문제점이 있다.

■사진설명 : 담보위주의 금융권 대출관행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중소기업인이 담보와 보증없이 자신이 납부한 부금으로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공제기금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뉴스 자료사진>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