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옮긴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국내의 높은 인건비를 견디지 못해 중국 등으로 빠져나갔던 일부 중소 제조업체들이 현지의 경영환경 악화로 개성공단 이전을 이미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현 단계에서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긴축정책을 펴고 있으나 상당 기간 고도 성장을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거대시장일 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의 거점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기회적 요인일 것이다. 현지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공장을 철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기업들은 아직은 소수에 그치는 배경이다.
더구나 아직은 흑자기업 비율이 적자 기업의 그것보다 높다. 지역별 차이가 있기는 하나 초기에 진출한 기업일수록, 그리고 개발구, 공업구, 보세구에 진출한 기업일수록 흑자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는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이 특히 심하다. 중국의 저비용 구조는 점차 무너지고 있고, 한국의 기술우위도 상실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최근 원자재 가격, 인건비 및 조세부담 등의 증가에 다른 고비용 구조는 순익 증가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 경영환경 갈수록 악화

중국 위안화의 장기적인 평가절상 추세도 당장은 충격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수출기업에게는 갈수록 부담이 크질 것이다. 이 대목도 제조업에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만족스럽다는 반응은 30% 수준에 머물고, 보통이라거나, 불만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중국이 더는 매력 일변도의 투자대상지는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사실 중국에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개성공단으로 옮긴다고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 현지의 임금상승을 회피할 목적으로 개성공단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오래지 않아 개성공단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물론 남북한 당국이 모두 임금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승률을 최대한 낮출 것이지만 입주 기업수가 늘어나고, 고학력자가 늘어나고, 근로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지면 임금인상 요구의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저임금 경영 생존가능성 낮아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은 중국이나 베트남 공단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져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어느 기간 동안은 저임금이 경쟁력 유지에 일정한 역할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기술경쟁력에서 앞서나가야 한다.
중국 진출 기업들도 중국에서 살아남는 꼭 필요한 요소로 기술력에 기초한 내수 브랜드 전략을 꼽고 있다. 이는 개성공단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전략이다. 저임금에만 의존하는 경영전략은 개성공단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은 조만간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추월하고, 이로 말미암아 국내 산업공동화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중국 등과 경쟁하면서 여전히 제조업을 육성해야 하는 한국의 절박한 입장을 고려하면 개성공단의 성공적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중소기업들에게 개성공단은 투자지로서 장점이 많다. 중국 공장의 생산라인을 점차 개성공단으로 옮기고 있는 몇몇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물론 개성공단은 아직도 제도적으로 개선할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는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더 많이 개성공단으로 유인할만한 대책들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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