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 유지 플라스틱 용기 일본서 호응 커
“적정한 수준의 ‘제조이윤’을 보장함으로써 제조와 유통이 함께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출 전문업체인 우림엔프라 추숙 대표는 “최근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의 이윤극대화만을 위해 제조업체에게 원가이하 가격으로 납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제조경영의 어려움을 이같이 말했다.
“견실한 제조업의 뒷받침없이는 유통업의 성장도 한계가 있다”는 추 대표는 “균형있는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제조와 유통은 동반자적 관계에서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무부 산하기관인 범아세아협회를 비롯해 신문사를 거쳐 플라스틱 제조회사에서 잠시 근무하던 추 대표는 ‘제조업이란 것이 생산적인 일이라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업무상 알고 지내던 사람과 함께 지난 1985년 플라스틱 사출업체 ‘다솜지게플라스틱’을 창업했다.
추 대표는 창업 후 밤을 새며 정말 열심히 일을 했지만 일한 만큼 대가도 받지 못하고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동업자와의 마찰이 계속 쌓여갔다.
경영을 해본 적도 없고 기업경영에 대한 지식도 전무했던 추 대표는 동업으로 창업한 후 3년만에 정열을 쏟아 부으며 열심히 일했던 회사에서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결국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업이란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옛말에 ‘어지간 하면 동업은 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이 단점도 있다”며 “동업을 결정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추 대표는 충고했다.
파트너와 결별 후 추 대표는 1998년 플라스틱 사출기계 1대를 갖고 ‘우림엔프라’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들어갔다.
창업 초기에 대부분 전자제품에 소요되는 릴레이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며 플라스틱 사출업계에서 믿을 만한 업체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우림엔프라는 플라스틱 사출업계에서는 ‘해결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으로 유명하다.
모 대기업에서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에서 계속 하자가 발생해 하청업체를 바꾸기도 하고 기술을 지도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우림엔프라에 제품개발을 의뢰했고 우림엔프라는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준 것을 계기로 그 대기업과 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림엔프라가 이같은 기술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개발하는 노력과 직원들을 최고의 기술자로 인정해주는 추 대표의 직원들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
“지금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서로를 인정하는 관계로 발전했지만 창업 초기에는 서로간 신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추 대표는 말했다.
일례로 생산현장에서 틀어놓는 음악의 경우 추 대표는 시끄러운 전통가요(트로트)보다는 교양있는 클래식음악이 좋다는 생각에 클래식음악을 들려줬지만 추 대표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직원들은 전통가요로 바꿔 틀곤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작업현장에서는 클래식음악보다는 전통가요를 들으면서 작업을 했을 때 생산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고 추 대표는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기준이 아닌 상대방의 기준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다가가자 직원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연초 목표 대비 실적이 초과 달성했을 경우 항상 추가적인 상여금을 지급해 왔다”는 추 대표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혜택을 누리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경영목표라고 말했다.
창업 이후 올해 처음으로 직원을 감원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추 대표는 “IMF 경제위기 때보다 지금이 기업하기 가장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급부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전문성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제품개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림엔프라는 몇 년 전부터 멸균과 살균 기능을 가진 바이오 물질 ‘미라프레쉬’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림엔프라가 개발에 성공한 제품인 신선도 유지 플라스틱 용기 ‘미라프레쉬’는 최근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조만간 해외수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추 대표는 미라프레쉬를 이용한 기저귀 및 아토피용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흔히들 제조하는 사람들은 애국자라고 말 하지만 한국에서 제조하는 사람만큼 바보도 없다”며 “정부가 제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면 보다 현실적인 지원정책 수립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지만 때늦은 후회를 하지말고 창업을 원한다면 먼저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 대표는 조언했다.
문의 : 031-42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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