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타결된 한·미 FTA가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기업인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다. 이에 각 경제단체는 물론 업종별 단체, 뜻있는 인사들이 한·미 FTA의 비준을 촉구하고 나섰다.
2월중에 한·미 FTA가 국회에서 비준돼야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측의 이유는 피해분야의 대비책이 부족하고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피해보상을 왜, 국민의 혈세로, 얼마나 해야 하고, 언제가 그 때인지 명확하지도 않은 정치적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호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만 1천억달러이 필요하고 부족한 식량을 사다먹기 위해 100억달러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이 어디서 나온단 말인가? 물건 하나라도 나가 팔아야 기름을 사고 식량 살 달러를 번다.
그러나 우리가 FTA를 못하다 보니 미국·멕시코 등 수출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데도 국회의원들은 관심이 없다. 하지만 국회에는 비싼 고급승용차가 넘쳐난다. 한·미 FTA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부정적인 인식, 정치적 이익, 국제시장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이와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본다.
수출현장에 한번만이라도 가보고, 국제시장에서 일본, 중국 등 경쟁자들과 한번만이라도 싸워봤다면 도저히 반대할 수가 없으리라.
한·미 FTA의 2월 국회비준을 촉구하고, 기업인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한·미FTA 발효 시 어떤 이익을 얻게 되는지를 간략히 짚어보자.
일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미 FTA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이며, 일부 손해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를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는 어느 FTA 보다도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존의 정부나 학계에서 주장하는 한·미 FTA의 효과는 수출·GDP·생산 등의 증대효과 외에 무역전환 효과, 세계 최대시장 확보, 외국인 투자 증대, 기존 경제체제 혁신효과, 서비스 분야 경쟁력 향상, 우리 산업구조 고도화, 국민의 삶의 질 향상, EU·GCC·중국·호주 등의 FTA 러브콜, 그리고 경제외적으로 안보리스크 완화, 국제사회 위상강화 등이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매크로하고 추상적인 효과로서 기업들이나 일반 국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한·미 FTA의 실질적인 효과, 즉 진짜효과는 다음과 같이 시장에 있다.
첫째로 글로벌 스탠다드 효과다. 우리의 경제체제나 사회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향상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반 기업정서, 노사분규, 기업규제 등 3대 현안이 완화내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된다면 이는 아마도 한·미 FTA 의 최대 효과가 될 것이다.
둘째로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다. 한·미간에 FTA가 이뤄지면 프로세스 분업이나 소재부품 산업 간의 산업 내 교역이 증대하고, 부품·서비스의 아웃소싱 증가,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의한 효율성 증대, 본·지사 간 또는 본사·투자회사 간 연구개발(R&D)시너지 효과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생산성 증대, 수출증대 효과 또한 막대할 것이다.
셋째로 비용절감 효과다. 금융시스템 개선으로 각종 금융비용이 줄어들 것이며, 373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무역규제로 인한 손실이 줄어 들 것이고,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실질무역 손실(2006년에 68조원)이 축소될 것이다. 또한 각종 허가·인증·통관 등의 비용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넷째로 시장파악 효과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최고의 시장으로서 세계 최고제품의 현주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며, 세계 최고급 소비자들이 있는 시장으로서 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다섯째로 일자리 창출효과다. 현재 한국에 약 1만 5천종의 직종이 있으나 미국은 약 3만종의 직종이 있으므로 미국과 시장이 통합되면 새로운 미래지향적이고 고부가가치적인 직종과 우리에게는 아직 미흡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사회 네트워크, 글로벌 네트워크들의 탄생으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아울러 지식창조형, 생활서비스형, 컨버전스형 일자리도 창출돼 청년실업 해소에도 일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섯째는 레퍼런스 효과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다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위상을 높이는 한편 국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미국업체와 거래한 사실이나, 시장개척 성공이 하나의 증명서처럼 통한다.
일곱째는 리스크 헤지 학습효과다. 미국시장과의 통합은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신기술과 선진 경영기법 뿐만 아니라 각종 리스크를 회피하는 최신기법도 배우게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효과들은 실제 시장개척이나 무역에 있어서 필수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의 한·미 FTA 찬반 논란에서 언급되지 않고 있었으나 국제시장에서 무역을 해보고, 투자를 해보고, 사업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상식이다. 한·미 FTA의 진짜효과는 바로 시장에서 나오는 것임을 우리 기업들은 깊이 인식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이 점은 한·미 FTA를 찬성이나 반대하는 사람들, 공무원들이나 기업들은 물론 국회의원들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국익을 위해 한·미 FTA에 대한 국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한다.

이창우
중앙대학교 FTA 최고경영자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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