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또 코스가 남아 있다.
바로 ‘워킹 스트리트’라는 씨티투어다.
원래 옵션 가격은 50달러로 고가이지만 가이드는 약식으로 안내를 해주는 것으로 해서 10달러정도로 가격을 조정해 주었다.
파타야 시내 탐험은 기대 이상이었다.
거리 중간 즈음에 있는, 조금 야한 ‘폴로 클럽’이라는 곳으로 안내를 했는데, 입장료를 내면 맥주 한 병을 주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아 거의 반라 여인들의 몸매와 스트립쇼를 감상하는 일이다.

팬티조차 입지 않고 급격하게 달려드는 여인네의 기습 공격에 놀라워하는 총각들과 처녀, 부부팀 등. 총각들은 태국여인의 급격한 서비스(?)에 10달러라는 팁을 고스란히 바쳐야 될 상황에 처했지만 기분 나빠하진 않았다.
수많은 여인네들의 끈적거리는 향락을 구경하느라 정신을 빼놓고 있었지만 일행들은 마치 내외하듯이 빨리 이 바를 벗어나고 싶어했다.
결국 나오고 싶지 않은 쇼장을 억지로 나왔고 출렁거리는 인파 틈을 비껴서 다음 장소로 간 곳은 노천바다. 킥복싱을 볼 수 있는 곳도 있고 그 외에는 사각형으로 오픈되어 있는 노천바가 수없이 이어진다. 아가씨들이 모여 있고 손님들이 자연스레 모여 앉아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유난히 나이든 외국인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행여나 노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태국여성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찾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꼭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애정없이 돈에 팔려가 사는 여성들의 삶은 얼마나 기구할까? 어쨌든 이곳 또한 재미가 쏠쏠하다. 귀에 익숙한 팝송은 절로 몸을 흔들게 하고, 한국인들이 불러 제끼는 트로트도 익숙하다.
그리고 가판에서 파는 군것질 거리가 맛도 좋다. 흥에 겨워 춤을 추어대는 젊은 태국 여인들, 카메라를 들이대도 거부하지 않은 그녀들. 다른 것 차체하고 그저 일정에 쫓기지 않은 여행을 하고 싶을 뿐이다. 사실 이곳에서 가볼 곳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북치는 소년’쇼나 나이트 클럽 등은 나중에 자유여행때 꼭 가볼 생각이다. 그날 밤 쏭테우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사실 그 다음날은 지나치게 정형화된 일정 일색이었다. 타이거 동물원이었다. 국내 TV에서 울겨 먹듯이 방송되는 돼지와 호랑이가 같이 사는 모습이다. 커다란 돼지 젖을 물고 있는 새끼 호랑이. 호랑이와 돼지가 함께 살고 있는 것 등. 악어는 무수하게 많고 입을 벌리고 사람 머리를 집어 넣는 악어쇼, 돼지 달리기 등등. 지루하다. 왜 이렇게 정형화된 것은 지루할 수밖에 없는지. 그래도 이곳에서는 악어고기를 꼬치구이 해준 것을 먹을 수 있었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악어라는 관념이 떠나질 않아 선뜻 반갑지는 않는 메뉴다.
장소를 옮겨 라텍스 공장에 들렀고, 그곳을 빠져 나와 파인애플 농장에서 싱싱한 과일을 먹었고 돌아나오는 길목에서 한 태국인에게 절반의 수익금이 돌아간다는 농산물 쇼핑센터를 찾았다. 결국 야자 열매 말린 과자부스러기 몇 개 사고 또 한군데 보석센터를 들르고 방콕 시내까지 도착한다. 한국행 비행기는 새벽에 있으니 시간은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
전날 가이드에게 부탁했다. 태국에 와서 태국을 조금이라도 알고 가게 해달라고 했었고, 그 투정이 받아들여져 방콕 시내에서 쌀국수를 먹기로 했던 것이다. 일부는 멋진 호텔에서 씨푸드 뷔페를 먹기로 했고 일부는 빠져 나왔다.
지금 그곳이 어딘지를 알 수 없다. 완전한 번화가는 아니지만 시내였는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천바 역시 무대에서 팝송을 부르는 가수가 있고 테이블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맥주를 마신다. 누워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쇼파도 놓여 있다.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도심을 걷는다.
우리나라 순대 비슷한 동글동글한 모형의 음식과 닭꼬치를 사먹으면서 시내를 배회한다. 그저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이 된다.
결국 쇼핑건물안쪽의 스낵코너에서 쌀국수와 굴전 등 몇 가지 음식을 시켜 먹는다. 잠시 쉬는 동안 커피점에 들렀고 횡단보도를 건너 이곳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간판이나 광고판도 보고, 도심속에 자주 눈에 띄는 불상에 기도하는 사람들도 흔한 모습이다. 그곳에서 한참을 걷는다. 도심속 차가 품어내는 매연에 시달릴 정도까지 긴 시간을 걸었던 것 같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7’(086-588-5213)이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클럽이다. 그곳에서 긴 시간, 몽롱하게 몸을 맡긴 후 공항에 도착해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파김치가 다 되어 있다. 딱히 피곤할 일도 없었는데, 여행이라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태국만큼 휴양하기에 좋은 곳은 없다는 생각. 그래도 두 번 가라면 선뜻 나서질 것 같지 않은 곳이 동남아 여행이 아닐까 싶다.

■TIP
동남아 여행을 이미 갔다 온 사람이라면 여행사 자유여행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패키지 여행객이라면 시시각각 변하는 상품가를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천차만별. 비수철이 아니라 성수기에도 반짝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터넷 서핑을 부지런히 한다면 충분히 싸고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이 싸다고 전부다 나쁜 상품은 아니다. 결국은 사람과의 만남이니 손님이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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