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 2008’에서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쉽 구축이 필요하며 과감한 규제개혁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포럼에는 각국 대사, 정부관계자, 기업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첫째날]“선진국 따라잡기식 아닌 창조적 혁신노력을”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 2008’ 주제 발표자들은 급속한 환경변화 속에서 정부와 기업이 국가 및 상품·서비스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기 위한 핵심 요소로 ‘리더십 구축’을 꼽았다.
김판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첫 날 행사인 앰버서더 라운드테이블에는 노르테바스 독일 대사와 추이타이컹 싱가포르 대사, 포울 호이네스 주한 덴마크 대사 등 17명의 각국 대사와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김광순 한국 왓슨와이어트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위기의식을 기반으로 개혁단행

유재성 사장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MS 매출에서 한국 비중은 1%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시장규모가 작아 혁신으로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많은 혁신적인 기업을 배출해야 한국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이네스 덴마크 대사는 “혁신의 가장 큰 배경은 위기의식”이라며 “민주사회에선 위기에 대한 의식이 팽배해 있지 않는 한 개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저성장 국가로 사회 전반에 비관주의가 만연했었다”면서 “하지만 위기의식을 기반으로 많은 개혁이 이루어졌고 탄탄한 성공을 이루어냈다”고 설명했다.
추이타이컹 대사도 “싱카포르가 혁신적인 국가가 된 것은 가진 게 사람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공공서비스 개혁을 위해 2005년 친사업적인 위원회를 만들어 규제를 전면 재검토했으며 2000여개의 제안을 받아 이 중 절반을 없앴다고 그는 소개했다.

리더십이 혁신의 핵심 열쇠

참석자들은 혁신에서의 리더십의 중요성에 입을 모았다. 오벌린 회장은 “혁신의 성공열쇠는 리더십”이라며 “혁신은 항상 리더십에서 시작되고 리더십에서 끝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이 의미있게 진행되려면 무얼 혁신할지, 목표는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되고 잘 전달되어야 한다“면서 “리더는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순 대표도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도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먼저 혁신의 크기와 주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산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에만 집중하고 있는 탓이다. 오벌린 회장은 “혁신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성취될 수 없다”며 “리더십이 리스크를 받아들여야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부회장은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보수적 경영풍토가 확산되고 기업가 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선진국 따라잡기 식 발전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창조적 혁신노력이 오히려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날]“규제 최소화가 우선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강만수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새 정부의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14일 오후 세션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 간사는 ‘MB노믹스’의 핵심 내용을 ‘7%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로 규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적극적인 감세와 신속한 규제 철폐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명박 당선인이 누차 강조했듯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는 일은 없겠지만 세계잉여금 활용 등을 통해 성장촉진적인 방향으로 재정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간사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상황을 ‘장기 불황’으로 규정했다. 경제성장률이 1995년 9.2%를 정점으로 1992∼97년 7%대에서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4%대로 추락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과거 국내 경기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2년을 전후해 정점에 달했었다”며 “그러나 잠재성장률 하락과 구조적인 역동성 저하로 이 같은 경기 순환 패턴은 지속적인 저성장의 실망 구도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성장잠재력 저하의 핵심 요인으로 각종 규제로 인한 설비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강 간사는 “2002년 이후 5년간 설비투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16.6%에 그쳤다”며 “이는 같은 기간 미국(28.9%)과 일본(22.9%)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25.7%)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인세율 인하 적극 추진

강 간사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7% 성장능력을 갖춘 경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경제정책의 모든 초점을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제 한국 경제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도약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며 “이를 위한 경제정책 운용의 핵심 철학은 ‘개방적 시장경제주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간사는 경제 선진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규제 최소화를 제시했다. 그는 “경쟁 선진국에 없는 규제를 우선적으로 폐지하고, 꼭 필요한 규제도 최대한 투명화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분야 공약이자 재계의 오랜 숙원사항인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금산 분리 완화 등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규제환경은 세계 175개국 중 116위에 그쳤다”며 “이 같은 규제를 절반만 축소해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업무보고에서 밝힌 법인세율 인하 계획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간사는 “우리 경제가 7% 성장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는 게 새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현재 25%인 법인세율을 최저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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