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뜻대로 안되자 선수와 같은 유니폼으로

히딩크가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때 일체감 조성이나 행동통일이 잘 안돼 있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식사시간과 연습장에서의 옷차림이었다. 선수들의 옷차림은 제각각이었다. 모자를 쓰고 식당에 오는 선수도 있었고, 정장차림은 거의 없었다. 식사를 시작하는 시간도 끝내는 시간도 제멋대로였다.
연습에 나오는 선수들의 옷차림도 제각각이었다. 자칫 오합지졸로 보이기 쉽고 일체감 조성도 어려웠다. ‘군기(?)’가 빠져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설득을 시작했다. 식당에는 항상 전원이 같은 시간에 같은 옷 차림으로 와서 식사를 하고 같이 일어서도록 했다. 거기까진 쉽게 됐다.
연습시간의 복장 통일을 하는 데는 좀 시간이 걸렸다. 말로 해서는 잘 되지 않았다. 마침내 히딩크는 연습시간에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과 똑같은 것을 자기도 입었다. 그리고 같이 뛰었다. 그렇게 되자 연습시간의 복장도 말끔하게 통일시킬 수 있었다.
말로 설득하고 안되면 몸으로 설득하는 리더의 행동적인 참여가 말보다 설득력이 강하다는 것을 히딩크가 보여준 셈이다.

솔선수범은 계명보다도 강해
리더가 보여주는 모든 행동은 팀의 목표설정과 그 성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리더의 행동은 팀을 이끄는 행동강령이자 역할모델이며 실천 지표가 된다.
솔선수범이 말보다 백배는 강력한 행동지침을 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맥도널드 신화를 창조한 레이 크락은 자신이 만든 수많은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하급 직원들과 어울려 화장실을 청소하고 유리창을 닦기도 했다.
‘깨끗한 음식점만 성공한다’는 그의 ‘음식산업과 청결의 함수’는 이론이 아니라 그의 솔선수범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월마트의 신화를 창조한 샘 월튼도 똑같은 솔선수범의 거장. 자신의 수많은 점포를 찾아 다니며 고객에게 겸손하게 서비스하고 마음 편히 모시는 모습을 사원들에게 직접 보여 주었다.
솔선수범은 종교의 계명보다 강하다. 경영자도 말보다 솔선수범을 보여야야 한다. 사원들에게는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하라면서 CEO는 10시가 넘어서야 어슬렁거리고 출근한다면 그 회사 사원들은 지각대장이 된다.
솔선수범은 부모 자식간에도 적용된다. 아이들 보고는 TV를 보지 말라면서 부모가 밤12시 넘게 TV를 보고 있다면, 아이들은 절대로 부모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지 않는다.

솔선수범 CEO가 강한 사원 만든다
서비스 산업이나 외식산업에서 반드시 거론되는 레이크락과 샘월튼의 솔선수범은 PR 효과면에서도 매일 신문에 전면광고를 1년 계속 때린 것만큼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 솔선수범 얘기만 나오면서 맥도널드와 월마트는 저절로 PR 효과를 얻고 있으니까.
우리나라의 전설적인 창업자이고 사후에는 서울대학에 그의 연구과정까지 생긴 현대의 故 정주영 회장 역시 적지 않게 솔선수범 사례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건설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통일로 공사때는 아예 현장에 텐트를 설치해 놓고 공기(工期) 단축을 독려했다.
CEO가 나서면 사원들은 싫어도 따라온다. 현직 검찰총장이 밍크 코트를 주제로 한 옷로비 사건에 연루된 것이 오늘날 검찰의 위상을 이 꼴로 만들어 놓았다고 분개하는 젊은 검사를 만난 일이 있다. 그의 분노 역시 리더십이 시원치 않은 리더는 반드시 조직을 해꼬지 한다는 사실에 집중된다.
솔선수범하는 CEO의 리더십을 만나면 사원들은 저절로 강한 사원이 된다. 반대로 이기적인 CEO를 만나면 회사 전체에 에고이즘이 만연해 솔선수범이 쉽지 않다. 누구에게 시키기는 쉬워도 자기가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어렵다고 피한다면 어찌 유능한 CEO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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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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