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비즈니스 파트너나 귀빈에 대한 중국인들의 최고 대접은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주는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이 북경을 방문했을 때 환성을 자아냈던 것도 연회에서의 화려하고 다양한 음식들 때문이었다. 교섭 전후에 열리는 연회는 상대방에 대한 호의의 표시이자, 향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사교이며 중국인의 낙(樂)중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행사이다.
겉으로 봐선 떠들고 먹으니까 격식이 없어 보이나, 그 속에는 상대방의 매너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방식들이 숨어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에서 그들의 페이스에 고스란히 말려들지 않으려면 중국의 식사매너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우선 중국의 식당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자리배치다. 중국 식당의 식탁은 대부분 원형으로, 중간 부분이 따로 없다. 그러나 상석은 반드시 있다. 출입문을 정면으로 보는 자리가 상석이다. 차석 자리는 출입문을 뒤로하면서 상석을 마주보는 좌석이다. 차차석은 상석과 차석을 일직선으로 할 때 서쪽 중앙 좌석에 해당된다.
외빈이 중국인과 1대1로 만나는 경우, 주로 중국인의 왼쪽 자리에 외빈을 앉힌다. 이 같은 중국식 좌석배치의 기원은 살벌한 전국시대 때부터라고 한다. 서로 얼굴을 대하면서 정면으로 앉아 얘기할 경우, 암살이나 위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옆으로 비스듬히 앉게 됐다고 한다.
특히 한국인이 중국인의 연회에 갈 때 자주 범하는 실수가 운전사에 관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운전사에게 식사비를 얼마 주고 몇 시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뒤 연회장에 들어간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운전사도 반드시 식당에 데려가 상석에 ‘모셔야만’ 한다. 운전사가 초대해준 중국인 상관에게 다가가 담뱃불을 빌린다거나 함께 건배를 하고,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거는 것은 중국연회장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자본주의 생활방식에 길들여진 한국인이 운전사를 연회장 밖에 둘 경우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는 운전사에게 실례인 것은 물론, 초대해준 사람에게도 엄청난 실수를 하는 것이다.
평등을 지향하는 중국인과 중국을 모독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상대방의 문화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 같아 심기가 불편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타문화의 이해와 수용은 성공적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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