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 경쟁체제 전환 필요

신용카드 수수료 결제 시스템도 시장경쟁 원리의 도입이 필요하며, 우리나라도 미국·유럽 등과 같이 신용카드 전표시장을 개방, 자율경쟁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회의장에서 소상공인의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신용카드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자 :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박사)
■사 회 : 이윤보 건국대학교 교수
■토론자 : 최경환 국회의원(한나라당), 이미경 국회의원(통합민주당),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김종민 국민대 교수, 이보우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조길종 한국컴퓨터시설관리업협동조합 이사장, 온기운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해 11월 정부의 카드수수료 합리화 방안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으나, 소상공인들은 수수료가 거의 인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왜 반복적으로 대두되고 가맹점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지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위원은 “우리나라 카드결제 시장은 ▲신용카드사 ▲카드소지자(소비자) ▲가맹점으로 구성된 ‘3당사자 체제’로, 가맹점이 전표매입 과정에서 카드사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며 “가맹점이 카드매출전표를 현금으로 바꾸려면 발급 카드사로부터 직접 매입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맹점은 카드사에 의해 제시된 일방적인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 같이 과점적이고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결정체계를 바꾸려면 미국이나 유럽, 호주 등과 같이 카드 발급업무와 매입업무를 별도 분리, 서로 다른 기관에서 맡도록 해 자율경쟁을 통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3당사자 체제’에 ‘카드매출전표 매입사’를 추가해 ‘4당사자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도 신용카드 제도도입 초기 3당사자 체제를 도입했으나, 2002년 4당사자 체제로 전환한 결과, 기존 평균 카드수수료 1.8%에서 2004년 0.99%로 낮춘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책세미나에는 여야 국회의원을 대표해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과 통합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각각 토론자로 참석했으며, 한국금융연구원 이재연 연구조정실장, 국민대 김종민 교수, 한국신용카드학회 이보우 부회장, 한국컴퓨터시설관리업협동조합 조길종 이사장, 매일경제신문 온기운 논설위원 등 각계를 대표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카드수수료율 체계의 4당사자 전환이 일반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효과는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현재 대형가맹점과 영세가맹점과의 수수료율 격차가 원가에 의한 것인지 각각의 협상력에 의한 것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며 “카드 수수료율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해결방안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가맹점 불안해소 위한 근본적 접근을
이에 이보우 부회장은 “작년 11월 영세자영업자에 대해 평균수수료율을 기존 2.7%에서 2.0% 수준까지 인하했음에도 아직도 높다고 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4당사자 체제 도입은 카드전표 매입업무의 상당부분을 떼어 새로운 회사에 떠넘기는 식이 돼 규모의 경제에 역행하므로 3당사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조길종 이사장은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신용카드 전표매입 수수료는 아직도 3%를 상회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신용카드 결제시장을 발급업무와 매입업무로 분리해 경쟁을 유도,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식은 찬성하지만 4당사자 체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수수료에 대한 협상권한을 중기중앙회와 같은 소상공인 대표단체에 위임해 가맹점의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카드 수수료 문제는 정부의 시장개입이 아니라 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노력의 문제”라며 “단순히 수수료를 얼마 내리느냐가 아닌 수수료 책정에 가맹점이 참여할 수 있는가, 수수료 인하를 놓고 카드사 간의 경쟁이 보장되는가 하는 시장원리의 적용문제”라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일변도 인식 벗어나야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2001년 이후 카드사의 비용구조 변화요인을 감안할 경우 가맹점 수수료 체계의 재조정이 필요하며, 카드대란 당시와 비교할 때 수수료율 하락요인이 충분하다”며 “국회가 중심이 돼 정부·업체·시민단체 공동으로 카드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원가계산 및 합리적인 비용구조를 산출할 필요가 있고, 현재 신용카드 일변도에서 직불·체크카드 등의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작년 11월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으나, 실제 일반 소상공인들의 현장에서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국내 카드수수료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알아보고 해외 선진국의 유사사례 및 구체적인 해결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세미나에는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최인기 통합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각각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약 250명의 소상공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설명 : ‘신용카드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 세미나’가 지난 1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왼쪽에서 두번째)이 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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