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급등, 물가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화물연대 파업은 그야 말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재고물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수출 및 생산차질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조업중단 사태까지 초래했다.
충남 천안에서 보호필름을 생산, 수출하는 (주)국보화학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10만달러의 수출상품 출고가 지연됐고 재고가 3일분에 불과한 접착용제가 부족해 공장가동이 중단됐다.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와 휴대폰 배터리팩을 만드는 이랜텍은 배터리셀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중국 공장의 가동을 중지했다.
서울 디지털단지에서 LCD TV를 만드는 지피엔씨는 부품공급이 전면 중단돼 부품재고가 3일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장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경우에 직면했다.
충남 당진에서 전선·케이블을 생산하는 케이비전선(주)는 다음달 9일 수출선적분 307만달러 케이블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가 입고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금형업계와 동(銅)공업계는 후판과 전기동 등 원자재를 제 때에 조달하지 못해 생산차질을 빚었고 전자부품과 전자기기, 방송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은 철판이나 케이블 같은 원자재를 구하지 못해 완제품을 적시에 선적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중소기업계의 피해 상황은 최근 지방중소기업청 대책반에 접수된 사례만도 총 29개업체에 1천245만 달러에 달했다. 이들 업체들은 수출물품 납기지연, 수출자금 회수 곤란, 원·부자재의 수급지연, 조업중단 등의 피해를 호소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9일까지 접수된 피해는 수출 148개사 1억230만달러, 수입은 73개사 4천810만달러로 집계됐고 수출입 차질액은 79억달러로 추산됐다.
중소기업청은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중기청은 지난 13일 구성한 ‘피해신고 및 지원대책반’을 통해 중소기업의 피해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고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기청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통해 원·부자재자금과 수출금융자금을 확대하고 수출특례보증 지원 강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만기도래 대출금의 상환 유예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화물연대 파업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본 사업자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납기를 연장하는 등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달청은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활동을 돕기 위해 정부 비축 원자재 일부를 긴급 대여하고 있다. 조달청은 구리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 12만t을 비축하고 있으며 업체에 대여한 원자재는 물류가 정상화하면 현물로 돌려받을 계획이다.
중소기업계는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회가 운송료 협상을 지난 19일 타결한 것에 대해 일단 안도의 숨을 쉬었지만, 향후 높아진 운송료 부담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빚어진 수출과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의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피해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차질없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중소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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