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공기업 개혁의 최종방안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큰 윤곽을 그려 놓은 상태로, 시국의 흐름을 감안하여 “공기업선진화”란 이름으로 7월말 경에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민영화를 포함한 공공기관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좀 더 신중한 접근과 의견수렴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출발선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추진하는 공기업개혁을 실용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시안을 발표한 사례가 있다. 현재 공기업 개혁안 중의 하나인 ‘기보(기술보증기금)-신보(신용보증기금)의 통합’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기술금융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은 기보의 기술금융을 신보의 일반보증과 합쳐 기술금융을 제대로 활용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반 실용적임에 틀림없다.
현존 기술과 지식사회에서 기업의 기술력은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우리경제에 고착되어 있는 고비용·저효율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21세기 지식기반 디지털시대에는 20세기 산업사회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점진적 변화보다는 급격한 변화, 경쟁력의 근간이 자본과 노동에서 지식과 기술, 양적 가치보다는 질적 가치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특성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기민성 그리고 창의성이 특징인 벤처기업 등 기술혁신형 기업이 탄생하여 사업 리스크는 높으나 부가가치가 높고, 성공할 경우 상상하지 못할 성과물을 내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과 기술적 가치가 있는 산업재산권을 사업화하고 있는 기업 등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탄생하고, 그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가는 기술혁신기업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금융은 과거의 자금지원위주에서 탈피하여 기술에 대한 정보제공, 자본과 기술을 접목하는 M&A, 그 기술의 가치를 산정하는 기술평가·기술거래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지원기관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의 연계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는 기업의 기술력 제고를 위해 기술금융의 선진화라는 선거공약을 제시하고 향후 5년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5만개를 발굴하여 육성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보는 벤처·이노비즈기업의 발굴업무를 기관에서 담당하면서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과 축적된 기술평가 역량을 기반으로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자금지원에 있어서도 기존의 신보가 재무적 상황을 바탕으로 보증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고전적 보증심사 시스템인 것과 달리 기보는 기술의 사업성, 기술성에 근거하는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기술평가보증으로 기술력 있는 기업의 자금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기술혁신형 기업은 비록 재무적 상태는 다소 취약할 수 있으나, 모험적 성격이 강하고 미래에 더 큰 성공가능성을 가진 기업이다. 기보가 기술을 보고 지원하는 시스템은 기술혁신형 기업의 지원에 안성맞춤인데, 보증기관의 통합은 리스크가 강한 평가보증을 위축되게 할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는 점이다.
실용이라는 의미가 ‘쓸모에 맞게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것’임을 유의하여 성급한 보증기관의 통합으로 우리경제가 성장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憂)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현
기술보증기금 대구기술평가센터 RM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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