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은 일단 식당에서 자리를 잡으면 음식주문에 몰두한다. 결코 상석자가 마음대로 고르지 않는다. 음식주문에 관한 한 중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천천히 그리고 많이 시킨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된다. 식탁에 앉은 모든 사람들의 토론을 거친 뒤에야 음식을 하나하나 주문한다. 보통 주문하는 데만 최소한 10분이 걸린다. 한끼 식사에 10분을 넘기지 않는 한국인으로서는 주문할 때부터 특별한 인내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음식이 나온 후 모임의 주최되는 사람이 일일이 음식을 덜어주는 것은 손님에 대한 호의의 표시이다. 떠주기 전에 손님이 먼저 먹는 것은 큰 실례다. 또한 주최하는 사람이 먼저 들면 식사를 시작한다.
보통 중국요리는 덜어 담는 젓가락으로 자기 접시에 덜어서 먹는다. 이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수를 고려해 자기 몫을 적당히 던다. 테이블에 요리가 남아있을 경우, 몇 번을 덜어 먹어도 괜찮다. 그러나 연회시에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주인에 대한 예의이므로 다 먹지 않는다.
일단 먹기 시작한 요리는 도중에 식초나 간장을 쳐서는 안된다. 뼈가 붙은 닭고기 요리는 손에 들고 먹어도 상관없으며, 뼈는 준비된 그릇에 담는다. 탕 요리는 수저로 떠서 담고, 흘리지 않도록 그릇을 들고 먹는다. 그러나 탕 요리가 아니라면 그릇을 잡고 먹지 않는다. 젓가락은 사용한 후 접시에 걸쳐놓지 말고,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국 사람들은 식사시간에 사업 얘기는 안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귓뜸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대방의 말문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집으로 초대될 경우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더 잘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가정으로 손님을 초대하면 남성이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남성들은 적게는 10여가지, 많게는 50여 가지의 요리법을 알고 있다. 중국 정부 관리들의 프로필 난을 보면 취미난에 ‘요리’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리가 취미인 중국 남성들은 손님이 오면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려는 듯 손님의 기호를 물어가면서 천천히 뜸을 들이며 요리를 한다. 이때 부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갖다 주는 요리를 평가하면 된다. 손님이 오면 부엌에서 온종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나라의 여성과는 사뭇 다른 중국 여성의 모습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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