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경제회생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로 당선됨으로써 기업인을 포함한 국민들 대부분이 큰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2008년의 상반기를 마감한 우리의 경제상황은 국내외의 치명적인 악재들로 인해 심각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6개월 전 만해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 친화적 정책, 규제완화 및 조세감면으로 인한 내부의 긍정적 요소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 악화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원자재가격 및 유가상승의 대외적 불안요소가 혼재되어 향후 경기전망이 엇갈렸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한 기대는 6개월 만에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새 정부의 기업 친화적 정책에 대해서 혹시나 대기업 친화적 정책이 아닐까 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자영업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이후에 진행된 구조조정과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능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의 수가 너무 많아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의 부정적 요인들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외적인 부정적 요인들 중 그 어느 것도 해결되거나 약화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지난 IMF때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정부마저 방향을 잡고 있지 못하고 여론에 휩쓸리면서 남은 4년 반의 기간에도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비관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IMF 직전의 상황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와는 다른 한 가지가 있다. IMF 직전에는 국가신용도의 하락으로 인해 국가와 기업, 국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외부의 악재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우리 구성원들 간의 갈등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앞에 놓인 장벽인 파업과 촛불, 국회파행 등은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미래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꾸어서 이야기 하면 이들은 우리의 현실과 가까운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는 희망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노동자들은 경제성장으로 인한 혜택을 함께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기업인들은 우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경제를 회복시키고 우리사회의 모든 갈등요인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희망이 있다면 이제 파업도 촛불도 정쟁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끝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은 과거 10년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경제성장과 국민의 소득증대라는 측면에서 더 나아진 것이 없기에 생겨난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앞으로 잃어버릴 10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 대부분도 파업과 촛불, 정쟁을 끝내고 싶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감정의 골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IMF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각자의 행동이 10년 후의 우리자신에게, 더 나아가서는 우리 후손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제 우리 구성원 모두가 절망의 늪을 헤치고 나와 희망찬 내일을 이야기해야할 때이다.

김경수
카이로제닉스 대표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