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나 호주에는 높이가 6m~7m나 되고 아래쪽 지름이 3~5m에 이르는 흰 개미집이 곳곳에 있다. 규모도 놀랍지만, 온갖 비바람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정교한 냉난방 장치와 애벌레에게 먹일 버섯을 기르는 방까지 있다고 하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흰개미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이런 거대 구조물을 설계하고 지을 지능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하찮은 개미들도 수백만 혹은 수천만 마리가 무리를 이루면, 마치 뛰어난 지능을 가진 유기체처럼 이런 멋진 구조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러한 직장에서 변화관리나 혁신의 특강을 하면서 앞에서 이야기한 흰개미집의 사례를 든다. 그 높고 정교한 흰개미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흰개미들처럼 자기의 역할을 충실하게 말없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특히 강조한다. 소위 모든 조직원들이 “나로부터의 변화의 힘”이다.
삼성이 2000년부터 매년 20조 가까운 경이로운 이익을 내는 초일류기업이 되어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절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벌써 15년 전 이건희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되었던 ‘삼성 新경영’의 힘이라고 확신한다. 그 당시 이회장이 ‘자식과 마누라 외에 다 바꾸자’라고 하면서 20만 전임직원들에게 제일 강조한 것이 ‘나부터의 변화와 작은 것부터 바꿀 것’을 주문했다.
최근의 촛불집회를 주도한 작은 네티즌의 힘, 2002년 월드컵 4강시 2천만을 응원의 열기로 움직인 붉은악마의 작은 힘, 이러한 현상을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하면서 중국 베이징에 있는(北京)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미국의 뉴욕에서는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혁신업무를 담당했던 필자의 생각으로는 혁신은 중앙에서의 막강한 파워와 통제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스스로가 작은 나비가 되어 펄럭이는 날개 짓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국 큰 변화도 작은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매일의 업무 가운데 어떤 작은 것이라도 맡은 담당자나 관리자들이 변화과제를 작은 하나라도 직접 실천하지 못한다면 더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잘 말해주는 글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고민거리를 안고 해안을 걷고 있었다. 깨끗한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폭풍이 지나간 후였을 것이다. 파도가 칠 때에는, 무수한 조개가 떠밀려 왔다. 조개는 아직 살아있었다. 하지만, 물이 밀려들지 않아 조개는 말라서 죽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아이 하나가 파도가 치는데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아직 살아있는 조개를 하나하나 주워 바다로 던져 보내고 있었다. 길을 걷고 있던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멈춰 서서 물었다.
“뭐 하고 있니?”
“조개를 살려주고 있는 거예요”라고 아이는 대답했다.
“이렇게 많은 조개가 밀려왔는데, 그렇게 한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니? 쓸데없는 일이야.”
아이는 또 하나의 조개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하며 다시 조개를 바다로 던져 보냈다.
“보세요, 이렇게 또 하나, 무언가가 변했어요. 당신은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 무언가 해보았나요?“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 수의 99.8%차지하는 300만개, 전체 고용 인구의 88% 이상을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작은 변혁이란 시간이 걸리는 험난한 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작은 변화의 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중소기업들은 사람·돈·마케팅·기술 모두가 부족하고 요즘 같은 불황의 시기에는 더욱 어렵고 대기업, 경영환경, 원자재 폭등 같은 남의 탓에만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야말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작은 나비들의 힘찬 날개 짓 같은 나비효과의 힘’이 요구되는 것은 아닐까.

가재산
(주)조인스H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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