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21세기의 패러다임으로 지구촌의 모든 국가가 이에 영향을 받는다. 비록 WTO의 DDA(도하개발어젠다)협상이 결렬되고 한·미 FTA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해도 국가간, 지역간 FTA 등을 통한 세계화는 국내외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소국이면서 경제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경제는 세계화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화의 유입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며 우리 중소기업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개별기업의 생존 여부를 떠나 우리경제의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중소기업의 국제화를 강화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지난 2006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제적인 활동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우리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내수기업이어서 국제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세계화는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지극히 전통적인 내수기업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中企국제화 인식전환 있어야

국제적인 시각에서 경쟁을 준비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에 의한 국내시장에서의 도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절감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데, 과거 수출대기업 중심 발전모델의 한계를 인식하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한 21세기형 정책의 개발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국제화에 대한 정책담당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국제화의 성과를 수출증진이라는 다분히 편협된 시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수출지원 일변도의 중소기업 국제화 정책에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의 주목받는 경영전략은 글로벌 아웃소싱 등을 통해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는 수출과 같은 외향형(outward) 국제화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내향형(inward) 국제화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과 같이 외향형 국제화를 추진하는 기업의 비중은 10%가 못되지만 수입과 같은 내향형 국제화를 추진하는 비중은 약 15% 가까이 된다.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보다 세련된 시각과 균형감이 있는 국제화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수요자 중심의 정부정책 필요

다음으로 중소기업의 국제화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그들의 다양한 경영활동에 종속적인 관계로 협력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는 앞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국제화 지원정책이 제조업 중심의 직·간접적인 수출지원 일변도를 벗어나야 함을 의미하며, 동시에 어떻게 하면 국내외 글로벌 대기업들의 활동 반경에 제조업은 물론 국내 중소서비스업체들의 접근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됨을 의미한다. 서비스업의 국제화는 지식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맥상통하는 바도 크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정책은 물론 향후의 국제화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하는데 있어 정책 수혜자의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OECD는 중소기업이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의 하나로 기업인들과 정책담당자가 인식하는 애로점의 차이를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정부의 다양한 국제화 지원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결국 홍보와 교육의 노력이 수요자 입장이 아니라 공급자 입장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끝으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한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기업의 일구려는 글로벌한 기업가정신의 계발이야 말로 가장 완벽한 대책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를 무대로 한 도전정신이 우리 사회전체에 넘쳐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의 조기교육에도 국가적인 관심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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