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 따뜻한 ‘가족의 정’절실
‘소년 소녀 가장’이란 부모의 사망 혹은 이혼, 별거, 결손 등으로 인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보호나 부양을 받을 수 없어 스스로 가정생활을 꾸려 나가야 할 책임을 지닌, 만 18세 이하의 미성년자를 말한다.
대부분의 소년 소녀 가장들은 정부에서 지급해 주는 일정액의 최저생계비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 2007년에 정부가 한 달에 지원하는 돈은 식구의 수에 따라 다른데, 소년 소녀 가구원 수가 두명인 경우에는 한 달에 73만원 가량(실제로 이중에서 60여만원이 현금으로 나온다)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게 되면 지원금은 줄어들며, 공식적으로 소년 소녀 가장으로 지정을 받지 못하면 이런 후원금은 전혀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지원을 받는 소년 소녀 가장도 그렇게 많지 않다.
일도 안 하고 이 정도의 돈을 받으니 살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은 우리나라에서 두 사람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최저생계비 정도이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생활만 가능할 뿐이다. 한 달간 필요한 의식주를 위한 돈을 쓰고 잡비 등을 쓰면 아주 빠듯하다.
그러고 나면 또래의 다른 친구들이 누리는 한 편의 영화 관람이나 유명한 가수의 CD 한 장 사는 것, 놀이공원에 놀러 가는 것과 같은 그 단순해 보이는 행복도 쉽게 누리지 못한다. 이런 소년 소녀 가장은 얼마나 될까.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년 소녀 가장은 3천271명이고 남매나 형제들인 경우가 있어 실제 소년 소녀 가구는 2천86가구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007%로 인구 1만5천면중 1명이 소년 소녀 가장인 셈이다.
2007년 6월 현재 2천399명의 소년 소녀 가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구주는 1천552명이고 847명은 이외의 가구원이다. 가구주는 말 그대로 가장 역할을 하는 십대 청소년들을 말하며 가구원은 부모의 부양능력이 없어 서류상에는 가장이 아니지만 실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소년 소녀 가장의 수는 외환 위기 때인 1997년에 가장 많았다가 최근 들어서 줄어들고 있다. 2006년에는 1997년에 비해 소년소녀 가장이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외환위기 이후로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소년 소녀 가장들 중 부모님과 같이 살게 된 경우가 늘어나서 일 것이다.
소년 소녀 가장이 줄어들었다고 이들의 외로움과 삶의 무게마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말 그대로 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하는 이들 십대들은 또래의 다른 친구들이 자신의 공부에 열중하거나 문화취미 생활을 하는 시간에 가장으로서 집안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소년 소녀 가장은 대체로 연세가 꽤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거나 병이 들어 일하기 어려운 부모와 같이 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집안의 식사 준비나 빨래, 설거지 등을 직접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참 뛰고 놀거나 공부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에 누려야 할 다양한 문화·체육 생활을 하기 어렵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여러 곳에서 김장을 지원해 주거나 연탄을 제공해 주는 등 경제적 인 도움을 주는 곳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사람의 정이 더 소중할 것이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최소한의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부모의 가출, 이혼, 사별 등으로 원치 않게 소년 소녀 가장이 되거나 고아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힘겹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에게 이상한 시선을 던지지는 않는가. 이제 우리 모두 그들을 한 가족처럼 따뜻한 가슴으로 대해 주자. 그래야 이 땅에서 소년 소녀 가장이 정말로 줄어들지 않겠는가.

■자료 제공 : 통계청 ‘통계 속의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개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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