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뛰어넘는 세계적 경제 혹한기가 밀어닥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모두 영하로 떨어지면서 선진국 경기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도 성장률이 큰 폭으로 낮아져 체감온도는 영하권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혹독한 한파에 휩싸인 한국 경제는 벌써부터 추위에 온몸을 떨고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부채 상환 능력 저하, 부동산 경기 침체, 과잉 투자 산업 부문의 부실 확산, 수출 둔화, 그리고 이들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국 경제는 또다시 불안과 염려의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금리 낮추고 유동성 공급을

몸져눕기 시작한 한국 경제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될 우려가 높다. 적어도 1~2년은 강한 추위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엄동설한 속에서 지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대로 놔둔다면 우리 경제는 한동안 오한과 두통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기진맥진해 폐렴과 같은 중병에 걸리고 말 것이다. 냉혹한 동절기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을뿐더러 언젠가는 다시 올 해빙기에 더욱 강한 체질의 경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중장기 종합처방전’을 마련하는 일이 너무나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먼저 엄습해 오는 차디찬 냉기로부터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 그리고 금융기관이 생각보다 빨리 닥친 한파를 견디기 위해서는 수중의 자금 사정이 여유로워야 한다. 적어도 자금 수요가 몰리고 세계 경기 냉각의 충격이 엄청날 내년 초까지는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한편 적극적인 은행채 매입을 통해 충분한 시중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국내 경제의 체온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당 기간 지속될 동절기를 견디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다. 모든 경제 부문의 군살을 빼고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세계적인 살아남기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미 국내 건설업과 조선업이 과잉 투자로 인해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섰다. 주요 산업 역시 모든 국가가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 수요 부족에 의한 생산 조절이 불가피하다. 자동차산업은 급격한 글로벌 생산 축소를 겪어야 할 첫 번째 대상으로 꼽힌다. 건설 조선 자동차산업 수요가 줄면 그 다음에는 철강산업의 공급이 넘치고 해운업은 물동량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정보기술(IT)산업 역시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가 이제는 산업 구조조정 단계로 옮겨가는 셈이다. 결국 지금은 공급과잉에 따르는 강제적이고 파괴적인 사업 정리를 당하기 전에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는 선제적인 자구 노력을 과감히 추진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군살 빼고 新성장 분야 투자해야

더 나아가 지금의 위기적 상황을 오히려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이 한데 모여 ‘산업구조경쟁력강화단’을 구성하고 대규모의 ‘경쟁력 펀드’를 조성해 전 산업의 부실 부문을 하루속히 떼어내고 살릴 것은 확실히 챙기는 생산적 구조조정 작업을 단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살신성인해 기업과 금융기관을 설득하고 유인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산업구조경쟁력강화단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앞으로 올 기회를 살릴 수 있는 미래 대비 투자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세계 경제가 지나온과정을 살펴보면 경제위기 뒤에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가 왔다. 당면 문제를 해결하느라 경황이 없지만 이번 금융위기 후에 세계 경제 회복을 견인해갈 녹색산업과 같은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가 왕성히 일어날 수 있는 제반여건을 조성하는 일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정리=양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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