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의 공장밀집 지역. 미로 같은 길을 헤집고 가다 보면 겉보기에도 깨끗한 건물 한 채가 나타난다.
핸드폰케이스를 전문적으로 사출하는 갑을프라스틱(대표 황종갑)이 둥지를 틀고 있는 이곳에는 일반인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외국인산업연수생에 대한 차별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사출팀 초기공정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연수생 10여명을 활용하고 있는 갑을프라스틱은 97년 인도네시아 연수생을 처음으로 배정 받은 후 계속 같은 국가 출신의 연수생들을 활용하고 있다.
“초기 배정된 연수생들이 작업지시에 따라 안정감 있는 일 처리를 해 계속 인도네시아 연수생들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2년 정도 경과한 연수생이 6명에 달해 새로 배정된 연수생들은 자국출신 고참 연수생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한국생활 적응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습니다.”

연수생도 직장동료
2교대로 운영되는 내국인들과 같이 공장 3층에 있는 기숙사에 주거하고 있는 이들에게 회사측의 관심은 일상적인 수준. 특별한 관심보다 직장동료라는 생각이 먼저들 정도로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 담당자의 말이다.
침대가 갖춰진 기숙사에는 샤워장과 세탁기, TV, 운동시설 등 복지시설을 확충했고 내국인 근로자들과 같이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성장환경이 틀린 상태에서 국내 음식문화에 갑자기 적응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 구내식당 운영에 회사측의 배려가 남다르다.
“사옥을 이전하기 전에는 주변 식당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1주일에 평균 5회 정도 돼지고기 요리대신 닭 튀김과 같은 별도의 메뉴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입맛이 맞지 않는 연수생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고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 남석우 관리이사는 하루평균 350여명분의 음식이 제공되는 구내식당 메뉴에 인도네시아 연수생들이 섭취하지 않는 음식이 나올 경우 특별식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요즘 특별히 누구의 지시가 없더라도 연수생 10여명분의 특별식을 준비할 정도로 이젠 생활화 돼 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신뢰받는 기업을 위해 애쓰는 갑을프라스틱은 연수생들의 안전관리문제에 특별하다.
매일 작업시작 전 인도네시아어로 제작된 교재를 이용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외국인 연수생의 산업재해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는 사업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은 곳까지 세심한 배려
언어소통이 자유롭지 않아 말로 지시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칼을 비롯한 금형사출기계 등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현장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산재위험이 없는 만큼 생산라인에서 직접 시범을 보여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국인과 다름없는 꼼꼼한 안전관리에 신경 쓰는 갑을프라스틱은 한국에서의 연수생활이 개개인의 인생에서 의미 있고 귀중한 시간이 되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곳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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