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자금난을 겪고 있고, 3곳은 직원들에게 임금조차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응답한 업체는 작년 보다 무려 26.5%포인트나 높았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전국의 531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69.0%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해 최근 5년동안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원활하다는 업체는 4%에 불과했다.
이 같이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감소(68.4%)가 가장 많았고,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57.8%), 원자재가격 상승(48.5%), 금융권 대출곤란(38.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자금사정이 어려워 외상대금 지급지연(84.0%), 세금·공과금 연체(33.0%), 직원임금 체불(30.2%), 대출원금·이자연체(27.4%) 등의 고충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에 중소기업은 업체당 평균 2억1천65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며, 이중 1억2천510만원을 확보해 자금확보율은 57.8%로 전년(72.9%)보다 15.1%포인트나 낮았다.
설 휴무계획에 대해서는 3~4일 휴무가 76.8%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 휴무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업체도 17.3%로 조사돼 최근 가동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보여줬다.
최근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상황은 곤란하다는 업체가 58.6%로 지난해 설(32.6%)에 비해 26.0%포인트나 많았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업체도 57.3%로 전년(62.2%) 보다 적어 정부의 다양한 지원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자금흐름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기관 거래시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정부의 연이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고금리(60.1%)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 신규대출 기피(49.4%), 보증서 요구(37.4%)가 뒤를 이었다.
박해철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현재 실물경제 위기로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중소기업이 대량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지난 외환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발표된 정부정책이 일선 지원창구에서 조속히 집행되도록 추진하고, 은행의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역할이 미흡한 만큼 정부가 직접 전면에 나서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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