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돈을 풀었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피부로 느낄 수가 없다” “지금은 전시상황인데도 은행은 평상시 규정만 따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
중소기업계는 지난 3일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종합 상황실’ 금융팀과 가진 ‘금융관련 중소기업 현장간담회’에서 최근 정부의 잇단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여전하다며 정부의 금융지원책과 은행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경배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획기적인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신화플러스 김원섭 대표는 “정부가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했지만 사실상 신규대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면서 “키코로 인해 유동성 자금이 바닥이 난 상태에서 은행으로부터 키코관련 소송을 취하하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진해식품 김동훈 대표는 “국가가 자금을 내려줘도 은행에서는 자체 규정만 따진다”면서 “제조업체는 융자를 통한 시설투자를 못 하면 시장경제에서 이겨나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관련, 선일텍스 이택로 대표는 “몸을 사리고 대출을 하지 않는 은행에 왜 정부 돈을 줘서 중소기업들이 절절매게 만드냐”며 “차라리 중소기업청이나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직접 대출을 해주면 떳떳하게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아 관련 콘텐츠 제작사인 베베하우스 전미숙 대표는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렸다고 하지만 시중 금리는 전혀 안 내려 종업원을 해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또 조선공업협동조합 이영석 전무는 “최근 중소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도 은행에서는 돈이 입금돼도 기존 대출금과 연계해 지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밖에 중소기업인들은 은행의 기업평가시 영업외적인 부분은 제외하거나 배점을 낮춰줄 것과 담보인정비율을 상향조정해줄 것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고승덕 의원은 “대출·신용평가·보증심사 규정을 위기상황에 맞게 검토하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유망한 신규 기업에 대한 특례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설명 : ‘금융관련 중소기업과 현장간담회’가 한나라당 주최로 지난 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종합상황실 금융팀장인 고승덕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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