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위기엔 특단의 대책이 필요”

미국발 금융위가 세계경기 침체를 가속화 시키고 우리나라 실물경제를 급속하게 위축시키고 있어 중소기업계의 시름이 짙어가고 있다. 사상초유의 전례가 없는 위기 앞에 중소기업계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혹독한 ‘겨울나기’에 전력을 기울이며 살아남기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많은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의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에 본지는 중소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5회에 걸쳐 중소기업 상황과 현안과제를 긴급히 점검하며 중소기업 살리기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매출이 30% 이상 줄어들고 당장 원자재를 구입해 공장을 돌리는데 필요한 돈 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월 시화공단에 입주해 있는 중소기업체들이 내던지는 한마디의 말에 경기침체의 그늘이 짙게 느껴진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축을 가속화시키면서 중소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90.7%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고 이는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82.7% 보다 8.0%포인트나 높았다.
중소기업 자금사정에 대해서는 64.3%가 악화됐다고 응답했고 원활하다는 업체는 7.3%에 불과해 심각한 자금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제품을 만들고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중소기업의 71.4%는 판로감소를 호소하고 있어 향후에도 정상적 기업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심각한 상황은 각종 경제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12월 중소기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마이너스 13.1%를 나타냈고 재고는 8.1% 늘어났다. 12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4.1%를 기록, 작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60%대의 낮은 가동률을 보였다. 이는 작년 1월 71.1% 이후 9개월째 떨어진 것.
더욱 심각한 것은 가동률 80% 이상 정상 가동업체는 전월보다 3.8%포인트 하락, 25.8%에 불과했고 전년동월 대비로 18.3%포인트나 떨어져 중소기업의 경기침체의 골이 생각보다 더 깊어졌다는데 있다. 이는 중소기업 4곳 중 3곳이 정상적 생산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전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천41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월 경기전망 조사 결과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는 60.0으로 역대 통계 중 최저치를 또 다시 경신한 것은 이러한 사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은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수출 등 우리나라 경기가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으로 향후 1~2년간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9.6%, 전년동월 대비 18.6% 급감, 40년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가 11개월째 동반하락, 앞으로 경기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 마저도 올 1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마이너스 32.8%를 기록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도 1월에 46.4%나 급감해 내수경기 침체와 더불어 우리경제 활력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
중소기업계는 현재의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시중은행에 공급한 막대한 자금이 현장에 원활하게 지원되고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내수경기를 진작, 만들어진 제품이 원활하게 잘 팔려나가며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사상유례가 없는 특단의 상황이므로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위기를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적시에 시행해야 할 때라고 중소기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설명 :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됨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생산라인을 멈추고 조업을 중단한 반월공단의 한 업체.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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