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들을 특수부대 요원처럼 만들면

A사장은 아버지의 대를 물려 대표이사에 취임하자마자 바로 유능한 인재 스카우트를 시작했다. 국내 최고라는 재벌그룹 여기저기서 인정받고 있는 경력 사원을 선발 해 온 것이다.
A사장은 “우리 회사는 이제 걱정 없다”고 떠벌렸다. 스카우트해온 엘리트들에게 권한의 많은 부분을 맡겨 버렸다. 그러나 그가 취임한 이래 회사는 연말 결산을 해보면 해마다 전혀 성장하지 않고 있었다. 즉 계속 적자기업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중견 기업 오너의 2세인 그는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까지 받은 수재였지만 현장 경험은 전혀 없었다. 사원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도 사장 자신이 강하지 못하니 도리가 없었다.
B사장의 경우는 정반대다. 20년 샐러리맨 경력자인 그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호된 시련 속에서 뼈가 굵었다. 샐러리맨으로서 겪을 것은 다 겪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중소기업을 창업하고 공을 들인 일은 사원교육.
사원들은 전원 공채로 뽑았다. 어렵게 정상에 선 저명인사들을 초빙해 신입사원 교육을 의뢰했다. 얼마 후 업계에선 그 회사 사람이라면 점수를 몇 점 더 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B사장 자신이 나서서 현장 중심의 교육을 했다. 사원 전부가 특수부대 요원처럼 공격적으로 변해갔다.

‘양기업’이 ‘이리기업’ 잡아먹을 수도
S그룹은 CEO 평가를 냉정히 하기로 소문난 기업집단. 객관적인 CEO 평가를 국내 기업 가운데에서 제일 먼저 실시했다. CEO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달라진다는 것을 S그룹은 일찌감치 잘 알고 있었다.
CEO가 양 같으면 전사원이 양이 된다. CEO가 양 같으면 사원이 이리 같아도 그 기업은 양순한 양의 기업으로 돼 이리에게 먹힌다. CEO가 이리 같으면 전사원이 이리가 된다. 사원들이 아무리 양 같이 얌전해도 언젠가 그 기업은 이리의 기업이 돼 양기업을 이긴다.
이리가 이끄는 양의 군대가, 양이 이끄는 이리의 군대를 이긴다. 아랍의 병서(兵書)에 나오는 얘기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리 CEO’가 이끄는 양같은 기업이 ‘양CEO’가 이끄는 이리같은 기업을 잡아먹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까 CEO는 이를 갈고 손톱발톱을 갈아서라도 이리가 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장(强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선수 이리 되기까지
히딩크는 양이냐? 아니면 이리냐?
누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필자는 자신 있게 ‘이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선수들만 놓고 비교할 때 이태리나 스페인이나 미국 선수들이 이리 같다면 대한민국 선수들은 양 같이 착하고 양순한 선수들이었다. 히딩크는 우선 대한민국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유럽선수에게 뒤떨어지지 않게 키우는 전략을 세웠다.
매스컴이 ‘낡은 시대의 체력훈련이다’라고 매도했지만 히딩크는 ‘기초튼튼 체력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매일 똑같은, 그러나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그의 훈련을 받은지 1년 10개월 쯤 지났을 때 이윽고 양 같은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리가 돼 있었다. 앞에서 말한 A사장은 학문적 실력은 어땠는지 몰라도 실전에서는 양이었다. B사장은 호된 시련 속에서 이리로 컸다. 그리고 그가 만든 기업은 저절로 이리가 되었다.
만약 CEO가 스스로를 양이라 믿는다면, 사원들을 이리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리 같은 실전 경험자와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사원들을 이리 만드는 일에 앞장 서지 않으면 안된다.
commukim@dreamwiz.com
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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