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소기업인, 중소기업 단체 임원, 중소기업 전문가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것이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이며, 그 감소 폭은 필자의 예상을 초월하는 20~50%라 한다.
이같은 중소기업의 매출 급감에 대한 걱정을 듣다 보면, 대공황 같은 불황에서 어떤 돌파구가 있을지 가슴이 답답해진다. 정부가 구매를 늘린다고 하지만, 공공구매를 통해 혜택을 보는 기업은 한정돼 있다. 더구나 정부의 공공구매에 의존해 중소기업을 운영해 간다면, 그런 기업의 지속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2008년 12월 말 대한상의는 경제단체의 서베이 조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2008년 매출액이 8.6% 감소했고, 2009년 매출액은 9.4% 감소할 것이라 발표했다. 지난 연말의 통계와 최근 중소기업 매출 감소 20~50%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중소기업 사이에도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2009년 3월 초에 산업연구원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위기 발생 이후 가장 중요한 현안에 대한 답변을 보면, 내수감소가 52.0%, 수출감소 14.5%, 채산성 악화 10%, 자금사정 악화 18.0%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인의 걱정거리도 변화해 중소기업의 애로요인 순위에서 항상 1위를 차지했던 자금이 뒤로 밀리고 매출 부진이 1위로 부상 했다. 중소기업의 매출을 어떻게 증가시킬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누구나 가장 큰 책임은 중소기업인에게 있다고 답할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최고제품 생산

모든 중소기업인들이 숙지하고 있듯이 지금은 생산하면 팔리는 ‘selling’ 시대가 아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생산해 만족시켜 주어야 기업이 성장하는 ’마케팅‘시대이다.
최근 마케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소기업인에 대한 흥미로운 서베이 조사가 우리에게 희망과 해답을 주고 있다. 2009년 3월 초에 경제단체와 언론사가 전국 중소기업 500개를 조사해 보니, 2009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 답한 중소기업 비중이 17.1%였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중소기업만 선별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48개 중에서는 87.7%가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 답했다. 더 놀라운 것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중 30% 이상은 31.3%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회복대비 연구개발 확대해야

요즘 같은 전세계적인 불황에서 매출에 대한 중소기업의 응답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매출의 양극화는 매출 감소를 걱정하는 기업인들에 당장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정답은 세계 시장에서 1등 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각 산업의 특성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1등 기업이 되는 과정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목표 실현 전략은 세계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불황에서 생산을 해도 팔리지 않는다면, 그 동안 쌓은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할 시간과 열정을 세계 최고의 1등 제품을 만드는데 쏟아 보자.
이를 위해 세계 시장으로 관심을 집중해 세계시장이 얼마나 넓고, 세계시장에서 1등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무엇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가를 찾아 나서 배워야 한다.
더구나 불황이 1~2년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 미래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인은 어려운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기 보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연구개발 및 배움에 투자해야 한다.
기업 성장의 통계에 의하면 기업의 성장성에서 가장 큰 차이는 깊은 불황에서 회복기로 접어들 때 발생한다. 한국의 중소기업에서도 불황을 잘 준비하는 기업만이 회복기가 올 때 웃을 수 있고, 이런 기업들에게만 불황은 행운을 만드는 기회가 된다.

이 종 욱
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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