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서 적격조합의 인증요건을 현실화하고 협동조합이 직접 수주한 물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산정해 주십시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7일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 실장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의 건의사항이 봇물을 이뤘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유례가 없는 경기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와대 차원에서 적극 듣고 해소하기 위해서 대통령 실장이 직접 방문한 것.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대통령 실장이 중소업기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은 1962년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는 대통령의 각별한 중소기업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환영하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최근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와 3개월에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대통령 실장이 이를 받아들여 준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웃어야 한국경제도 웃습니다”라는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슬로건을 소개하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살고 경제난국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기업은 중소기업 만큼 큰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든 중소기업이 확고하게 일어서야 우리경제가 바로 일어설 수 있다”는 대통령의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언급했다.
정 실장은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재정의 조기집행, 규제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우리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경제상황실 운영과 현장점검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위기 관련 회의를 1주일에 1번 개최하는 등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노력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애로사항에 대한 건의을 쏟아냈다.
정명화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정부는 일정자격을 갖춘 적격조합에 경쟁입찰 참여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나 조합원이 개별적으로 수주한 물량까지도 조합의 시장점유율 산정에 합산시키고 적격조합의 신규인증이 상당히 어려우며 이미 인증을 받은 조합도 50% 정도가 자격상실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과도한 사전규제로 영세소기업 지원을 위한 협동조합의 긍정적 기능까지 소멸되고 있다며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적격조합 인증요건 현실화, 협동조합이 직접 수주한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점유율 산정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주대철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TV 홈쇼핑은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요긴하며 중소기업제품 판매비율이 80~90%에 달하고 있지만 판매가격의 50%가 넘는 입점비용으로 중소기업이 이를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주 부회장은 TV 홈쇼핑을 통한 안정적 판로확보와 공정경쟁을 통한 중소기업 부담완화, 소비자 편익증대 등을 위해 ‘중소기업 전문 케이블 TV 홈쇼핑 채널’ 확보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의 중소기업 지원 활용방안 강구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안정화 지원 ▲한일무역 역조 개선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인력 연수사업 지원 ▲최저임금제도 개선 및 산업기능요원제도 존속 ▲대규모점포(SSM 포함) 확산 제한 법률 제정 ▲자동차보험 할증 기준금액 상향 조정 ▲지식기반 기업의 무형자산 평가시스템 구축, 운용 ▲기업 신용평가 시 환손실 제외방안 마련 등 20여건을 정정길 대통령 실장에게 건의했다.
이에 대해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최근 경기가 다소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중소기업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중소기업계의 위기극복과 경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오늘 나온 건의사항들은 검토해서 답변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 날 간담회에 청와대 측에서는 대통령 실장을 비롯, 경제수석과 중소기업비서관이 참석했으며,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회장단, 협동조합 이사장, 한승호 이노비즈협회장, 배희숙 여성벤처협회장 등 업계 대표 3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설명 :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7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 대통령실장(왼쪽부터)과 김기문 중앙회장이 밝은 표정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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