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족 ‘보따리 상인’들의 한국상품 매출규모가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만 1천5백여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30여명의 조선족 상인들과 함께 방한한 중국국제상회 연변상회 리명숙 부회장과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권익보호와 연변자치주의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연변한국투자기업협회 윤국원 회장에게 조선족 상인들의 활약상과 중국진출 노하우를 들어 봤다.

“현재 중국 유명 호텔에서는 한국식 수저가 유행입니다. 한국식 수저가 없으면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좋은 평판을 얻기 힘들죠”
리명숙 부회장은 중국 연길의 한국 상품 열풍을 이렇게 소개했다.
중국은 원래 식사할 때 대나무 젓가락과 렝게(손잡이가 짧은 자기 숟가락)를 사용한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자원보호를 이유로 대나무 벌채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한국식 수저가 연길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한국식 수저는 한류 열풍과 함께 급속히 퍼져나갔고 이제는 식당의 품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됐다.
리 부회장은 연길에서 한국식 문화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국 열풍이 불면서 중국 전역으로 한류가 퍼졌다며 연길이 실질적인 한류의 진원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방 문화나 각종 주방 용품·장식은 한국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는 것.
연길에서 연변민족포장유한공사를 운영하는 윤 회장은 “연길의 상권과 경제력이 몇 년새 크게 성장한 데는 조선족 상인들이 큰 역할을 했다”며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연길 성보백화점처럼 한국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형상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족 상인들은 현재 의류, 신발, 액세서리, 가방 등을 한국에서 구입해 연길과 중국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보따리 무역’으로는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윤 회장은 “개별 상인들은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공신력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과 상인들을 연결시켜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협중앙회나 무역협회 같은 경제단체가 이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 부회장은 연변 자치주 정부가 중심이 돼 동대문 시장 근처에 ‘차이나 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부회장은 “현재 한국에서 팔리는 중국 상품은 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직접 와서 보니 원가의 7∼8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이나 타운에서 조선족 상인들이 중국 상품을 저렴하게 직접 판매할 계획”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많이 낮아져 한국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부회장은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며 자신과 조선족 상인들은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아직도 중국에 오면 목에 힘주고 다니는 한국 기업인들이 많다”고 지적하고 “상호간의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