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불황의 고통으로 경기회복은 모든 국민의 염원이 됐지만,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전망 차이가 너무 커 국민의 불안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다.
현재 진행되는 불황의 깊이와 기간을 보면, 희망을 갖기보다 잃게 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2009년 성장률 전망을 보면 한국개발연구원은 -2.3%, IMF -4.0%이고, 내년 2010년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 3.7%, IMF 1.5%이다.
대내외 기관의 한국경제 전망치의 차이가 커지만, 2009년이 경제 불황의 저점이 되어 회복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는 서로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진입 국면이 L자형이 될지, V자 형태가 될지에 대해 어떤 전문가들도 설득력 있는 견해를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경기변동에서는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나타나게 되므로 불황 뒤에는 반드시 호황이 온다. 이러한 희망이 우리에게 긍정적 마음이나 꿈을 갖게 만들지만, 불황에 호황을 잘 준비하는 사람만이 행운을 잡을 수 있다.
이번 불황에서 회복될 때, 경기회복의 패턴은 우리가 겪어 온 기억 속의 불황 극복 패턴과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미래 준비의 불황 극복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정책기조 변화에 대비

첫째, 정책 변화의 대비다. 2007년에 시작된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된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도 확대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취해, 낮은 금리와 함께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회복의 신호가 나타나면,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기 위해,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적절하게 흡수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게 될 것이다. 정책당국과 전문가들은 위기이후를 대비해 경제운영에서 유동성을 어떻게 흡수하고, 정책자금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회복 지표가 호전되면, 금리도 오르고, 금융권에서 돈을 차입하거나 대출을 연기하는 데도 조건이 더 까다로워 질 것이다. 정책 금융은 규모도 줄고 우수한 기술을 가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업에게 선별적으로 지원될 것이다.
선별적 지원의 대상으로 선정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불황터널을 벗어나는 시기에 경기회복의 행운을 잡는 기업이 될 것이다. 반면 신규대출, 대출 연장, 신규 보증이나 보증연장이 거부되고, 정책금융의 수혜자가 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며, 이들에게 경기회복은 불행이 될 수 있다.

생산성 향상 투자해야

둘째,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투자를 하고, 기업간 상생협력 및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이나 신공정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대공황, 1970년대 석유충격 불황 등의 골이 깊고 긴 불황을 통해 불황 이후에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에 철저하게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이나 신수종 사업과 같은 패러다임 변화의 정보를 찾아야 한다.
행운을 잡는 기업은 노사가 일치단결해 불황의 풍부한 유동성과 정부 지원을 이용하여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업들이다.
특히 한국 제조업에서 중소기업 60~70%가 대기업의 생산과 직접 및 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므로, 상생협력을 통해 대기업의 핵심 협력기업의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협력업체로서의 위상도 불황기에 훨씬 더 유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불황기에는 매출이 감소하므로 많은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 및 연구개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 회복기에 행운을 잡으려는 기업은 정책의 기조 변화에 미리 대비하고, 사업의 새로운 기회 선점과 생산성 향상, 노사 및 기업간 상생협력을 열정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있는 외국 기업 변화를 경계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종 욱
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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