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MB는 중도론과 서민우선정책을 들고 나서면서 그에 맞춘 대외활동을 같이 병행하고 나섰다. 아마도 국민들이 MB에게 국민들과의 소통에는 귀를 닫은 채 부자중심의 우편향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서민을 우선시하며 중도실용노선을 견지해왔는지를 국민들이 몰라주는 것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다.
하지만 소통은 비단 특정한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과 기업, 기업과 사회, 개인과 개인 등 수없이 얽혀진 카테고리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요소가 바로 소통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네 소통은 지역경제의 기초인 5일장을 통해 작게는 집에서 직접 재배하고 채취한 각종 농산물과 나물 등의 먹거리와 크게는 재산목록 1호인 農牛까지, 그리고 가내수공업 형태의 농기구 및 생활필수품까지 사람들의 실생활에 쓰이는 모든 요소를 거래하면서 평소 친하거나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교분을 쌓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왁자지껄 소통의 꽃을 피우며 일어났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은 지역경제와 시장경제의 기초를 세우면서 지금의 경제와 기업을 일구는 기반이 됐다.
물론 현재와 같은 초일류기업과 경제시스템이 단순히 우리의 시장과 지역경제에 의해 일구어진 것이 아니라 외부자본 문물과 사상에 의해 힘입고 영향을 받아 확립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근간에는 순박한 농민들이 5일장을 위해 계란꾸러미에서 짚신 또는 農牛까지 준비하고 거래하며 정보를 소통해 자식들을 인재로 키우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지금의 경제를 키워왔던 우리만의 상생의 소통경제가 없었다면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 역시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과 같은 어느 한편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약육강식의 몰아주기 경제는 이제 그만 지양해야 한다. 지금의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 미국발 금융위기 역시 건실한 투자처를 찾기보다는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몰아주기 투자에서 비롯됐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와 고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 역시 대기업 성장 우선의 정책에 의해 제 목소리를 잃고 정부와 대기업의 눈치만 살피며 따라가야 하는 입장에서 지금보다 나은 투자와 고용의 기회를 창출해 기업을 성장시키고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앞장설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요즘 들어 대형마트들이 동네상권에까지 진출해 그들의 밥벌이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연출돼 많은 반발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니,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며, 지역고용을 촉진한다는 대형마트의 취지가 헛된 구호로 그칠까 우려된다. 그러므로 비단 대형마트의 예가 아니더라도 대기업이 하는 업종과 중소기업이 하는 업종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또한 비대하게 몸집이 불어나는 수도권에 비례해 속빈 강정처럼 야위어가는 지방 형편이 현재와 같이 계속되어 진다면 지방정부는 세수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기업에 대한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예산부족으로 해줄 수 없게 되고, 기업은 자금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성장이 정체에 빠지는 어려움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매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우리가 가진 나눔과 상생의 소통경제를 통해 다시금 기본을 다져야 한다. 우리네 5일장에서는 소통과 경제가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었다. 소통은 모든 경제물들이 거래가 활성화 돼 막힘이 없어질 때, 서로 서로 마음이 통해 콩 한조각도 나누어 먹으려는 情이 충만할 때를 최고의 소통경제라고 할 수 있다.
맹자도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다투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上下交征利而國危矣)고 했으니 이 뜻을 우리 지도자들과 기업인들이 마음 깊이 되새겨서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발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성장하며, 부자와 서민이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상생과 소통의 하모니를 완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홍완표
(주)신일바이오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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