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은 올림픽으로 뜨거웠고 즐거웠던 한 달 이었다. 우리 국가 대표팀은 역대 최대 금메달 13개로 종합 7위의 쾌거를 달성하였으며 우리 국민은 기뻐했다.
일년 후 금년 8월 16일 ‘바람의 아들’ 양용은이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PGA 참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는 사상 최대 이변을 연출해 국민들에게 한 여름의 소낙비처럼 시원함과 통쾌감을 주며 한국인의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했다.
양용은의 우승 세레모니를 보면서 벅찬 감동과 동시에 한국스포츠산업의 중심에 있는 한 사람으로써 송구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양용은이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었다고 하지만 그가 입은 옷은 르꼬꼬(프랑스브랜드/일본회사 라이센스)이고 모자는 테일러메이드(독일 아디다스그룹)이며 신발 역시 아디다스이다. 어디 하나 한국을 나타내는 상표는 없다. 단지 우승 세레모니시 치켜든 가방(테일러메이드)밑에 새겨진 태극기 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토종 선수는 있는데 토종 브랜드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영의 박 태환, 피겨 여왕 김 연아, 배드민턴의 국민 남동생 이 용대, 골프의 최 경주, 양용은, 박 세리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포츠 행위자인 토종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1등이다. 하지만 이들 선수들이 입고, 신고, 사용하는 경기 용품들은 거의 100% 외산 브랜드이다.
스포츠 선수와 산업은 동전의 양면처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같이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스포츠 산업의 현 주소는 그렇지 못하다. 국내의 위기 상황과는 달리 해외 트랜드는 매우 낙관적 성장이 예견되고 있으며 관련 업계 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까운 중국의 예를 보면 중국의 스포츠 브랜드 리닝(Li Ning)은 2008 북경 올림픽 이후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리닝은 전 중국에 7000개에 육박하는 매장수와 연매출 미화 7억불이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맞서며 경쟁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은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21세기 신성장 유망 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스포츠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많은 문제점이 있고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하면된다는 근면적 민족성과 세계가 놀란 경제 발전을 보면 우리의 스포츠 산업의 세계적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믿는다. 스포츠 산업의 성공적인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토종 브랜드 육성이다.
우리도 서둘러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디즈니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미키마우스등의 캐릭터 상품을 팔아 벌어들이는 돈이 매년 약 60억 달러 규모라 한다. 이는 단적으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세계 스포츠용품 산업은 날로 발전하고 있으나 미주를 대표하는 나이키, 유럽을 대표하는 아디다스 등 거대기업의 시장잠식으로 국내 스포츠용품업계는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IMF 외환위기 전만 해도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 화승의 르까프, 삼성의 라피도, 코오롱의 액티브등이 국내 시장을 호령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거대 브랜드에 밀려 그 위상이 축소되거나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브랜드도 있다.
우리도 안방시장을 지키고 성장하는 아시아 스포츠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체가 되고 민·관이 참여해 세계적 토종 브랜드를 개발 육성해 국내 및 세계 시장이 점점 거대기업에 의해 사실상 독점되고 있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방안은 국내 스포츠용품의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국내 제품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경쟁력 있는 스포츠용품의 세계 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주변 환경의 변화와 성장이 예견된 잠재시장에 선제적 이익을 실현시키고 내수를 디딤돌로 삼아 아시아의 맹주로써 유럽, 미주, 아시아 삼각 구도의 한 축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토종 브랜드 육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조합 이사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