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반으로 이어지는 국도 길이 운치 있어 가을 단풍이 들 때, 이 길 드라이브에 나선다면 언제든 감상에 빠져들 것 같다. 촉촉하게 젖은 길을 따라 대청댐 물문화관을 찾는다. 천천히 여행을 즐길 생각이다. 야경을 비출 가로등일까? 넓은 터에 길쭉한 조형물들이 원형을 그리듯 들어서 있다.
전망대로 다가가 대청댐을 바라보고 물문화관(문의면 덕유리, 042- 930-7203 daecheong.kwater.or.kr)으로 들어간다. 물문화관은 1998년 3월 개관했는데 2004년 대청댐 물홍보관을 증축했다. 물의 중요성 등을 알려주는 전시관이 이어진다. 2층으로 올라서 빛바랜 흑백사진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수몰되기 전 마을들의 생활상들이 이제는 사진이 돼 걸려 있다. 어디서 구했을까? 사진은 전문 프로가 찍은 듯하다. 아주 오래전의 삶을 사진으로나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전망대에 나서보지만 특별나지 않은 대청호반이다.
현암사(042-932-2749, 청원군 현도면 하석리)는 200m 거리다. 철계단을 따라 오르면 이내 산길. 빠른 걸음으로는 1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이고 천천히 걸어도 20분이 넘지 않지만 경사도가 심해서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구룡산(370m) 산중턱에 아슬하게 건물이 들어서 있다. 다람쥐가 매달린 형상이라 해 다람절이라 불린다고 한다. 건물은 가로로 길게 대웅보전과 용화전, 삼성각, 요사채 등이 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와 비슷하지만 경사도가 더 심하다. 성루까지 숨 가르기를 하면서 올라가야 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서도 산비탈이다. 약 3만3천 평 규모의 부지. 지방유형문화재 제 94호인 문산관을 비롯해, 전통가옥, 민속자료전시관, 대청미술관 등 고건물과 관정리, 노현리, 부강리 등의 민가를 옮겨 놓았다. 입장료는 1천원이다. 그곳을 나와 청남대를 찾는다.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지금은 버스를 타고 입구까지 가서 매표소에서 입장권(5,000원)과 버스비(왕복 2,400원)를 내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매표를 하기 때문에 바삐 관람하지 않으려면 시간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청남대에서는 개방한 곳들만 들러봐야 한다. 1980년 전두환 전대통령의 지시로 준공된 이래로 3년여간의 건축기간을 거처 완공된 곳. 완공된 후 20년간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들의 별장으로서, 보안상의 이유로 지도 속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잊혀진 공간이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본관 안에는 대통령들이 쓰던 가구들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주변은 몇해동안 많이 가꾼 흔적이 엿보인다. 양어장 주변에 만들어 놓은 나무데크, 바로 옆 하늘향해 일직선으로 뻗어 올라간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로 만들어 놓은 야외 자리 등. 거기에 산책로가 산 끝으로 에둘러 나 있다. 오각정까지 걸었다.
근 2km 정도되는 거리다. 대부분의 정자가 팔각, 육각인 것에 비해 이것은 무궁화를 본떠 오각의 정자라고 한다. 청남대 1경이라지만 앞에 나무가 가려 정작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 외 골프를 치다가 쉴 수 있다는 그늘집을 거쳐서 전김영삼 대통령을 위해 조깅코스로 만들었다는 길은 밟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흙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대청호반.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전 김대중대통령을 위해 만들었다는 초가집이 있다. 근 2~3시간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저 머릿속에서 뱅글거리는 여러 가지 상념을 따져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피곤한 일상을 여행지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대전IC(신탄진IC)-작은 사거리를 만나는데 여기서 그대로 직진하면, 17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7번 국도를 타고 고가 도로를 지나 신탄진역을 지나면 바로 신탄진의 번화가인 신탄진 네거리가 나온다. 이 신탄진 네거리에서 우회전해 32번 지방도로 바꿔 탄다. 삼정에서 두 갈래길로 나뉘는데 우회전하면 전망대 방면이고 다리를 건너면 문의. 신탄진IC(2km)-대덕구 용호동-629번지방도(6km)-대덕구 미호동(대청댐)
추천 별미집: 대청호 주변으로 매운탕 등을 파는 곳이 많이 있다. 그리고 문의쪽에도 식당이 많이 생겼다. 외식1번가(043-288-9912)는 정육점 식당으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아주 맛있는 한우를 실컷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나오는 길에 상수허브랜드(043-277-6633, 청원군 부용면 외천리, www.herbland.co.kr)에서 꽃밥을 먹어도 된다.
문의 : 면사무소 ☎043-297-7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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