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치 않은 돈은 폭탄?

프랑스 혁명 100년의 역사는 피의 역사였다. 그 피의 역사 100년이 프랑스 민주주의의 굳건한 기초가 됐다. 지롱드당과 자코방당이, 마치 짜고 그러는 것처럼 정권을 주고 받는 100년 동안, 어느 당이 정권을 잡건 상대방 당을 숙청할 때 내건 명분은 개혁이고 부패일소였다.
말하자면 100년간 피 흘린 사람들의 대부분이 돈과 관련된 정치인, 공무원, 사업가였다.
모든 개혁은 정치인과 공직자와 기업인에게 돈에 관한 한 투명하기를 요구한다.
“이유 없이 돈 받는 것을 좋아하지 말라. 깨끗치 않은 돈은 언젠가는 폭탄이 돼 터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그런 돈들이 폭탄이 돼 터지는 소리 속에 앉아 있다. 사실 여부는 검찰이 밝혀내겠지만, 경제검찰의 수장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前 위원장이 재벌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출국금지를 당했을 때, 창피해서 그 날 외국인 바이어를 만나기로 한 약속을 뒤로 미뤘다는 무역업자도 있다.
“경제정의를 위해서 칼을 휘두르는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정의를 망치는 일로 돈을 받았다니, 열심히 한 눈 안 팔고 성직자처럼 자기관리를 하며 사업을 일구는 우리는 뭐냐”고 분통을 터뜨리는 중소기업인도 있었다.

대학등록금 없다고 매춘을?

이번 사건은 확실히 충격이다. 현직 검찰총장이 부인 관리를 잘못해서 밍크코트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보며 우리가 받은 충격에 못지 않다. 재벌개혁을 외치는 경제검찰이 그토록 부패했으니, ‘그 위원회와 관련 있는 재벌정책도 믿을 수가 없다’ 라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져 외국인 투자가들이 빠져 나가면, 두 번째 IMF의 예고편이 펼쳐질 것이 아니냐고 매스컴들이 흥분했다.
개혁의 바람이 불 적마다 뜻밖의 인물들이 저지른 범죄행위가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특히 공직자가 저지른 범죄는 나라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죄를 저지르면서 성공할 필요가 있을까? 굳이 남을 속이면서까지 성공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 죄를 짓는다는 것은, 카드깡을 갚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변명으로나 통할만한 얘기다.
또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원조교제를 했다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에서나 나올만한 얘기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받은 졸업장이라면 그건 대학졸업증서가 아니라 기껏해야 매춘증명서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쳐?

박정희가 대통령에 출마하기 위해서 군복을 벗으면서 토해낸 전역사(轉役詞)가 당시 신문기자들 사이에 무지무지 맛있는 안주거리였다.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쳐서는 안된다”
국가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명분으로 구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이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쳐서는 안된다’니, 기자들은 모이자마자 취하자마자 잔을 엎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고함을 질렀다.
“지가 기면서! 지가 기면서!”
60년대의 얘기다. 그런데 4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지금도 도처에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치는 인물’들을 구경하고 있다.
더구나 그 인물들이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장사꾼이나 기업인이 아니고, 그 기업인들을 관리감독합네 하는 인물일 때, 기업인의 기분은 그야 말로 ‘지가 기면서!’를 외치고 싶어진다.
돈 먹는 것을 좋아해선 안된다. 중소기업인들 가운데도 회사의 수익성에 상관 없이 소위 ‘개인돈’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경영을 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적인 치부’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자는 썩어도 기업인은 썩으면 안된다. 적어도 기업인은 공직자보다는 깨끗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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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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