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와 한국경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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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한국경제의 딜레마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754
  • 승인 2009.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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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양보를 미덕으로 가르치는 세상을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경쟁을 미덕으로 삼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근간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사조가 있다. 신자유주의는 18~19세기 사이에 영국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시장경제이론이 대공황 이후 주춤하다가 20세기 후기에 새로이 부활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라고 불린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한마디로 개방과 경쟁으로 대변되고 있으며, 우리는 IMF위기로 불리우는 1997년의 경제위기 이후 알게 모르게 신자유주의 사상에 심취돼 초등학생들조차 학교친구들과의 협력보다는 경쟁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가속화돼온 세계화라는 신자유주의 물결속에서 고용과 기업의 경쟁력강화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수이고,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실업을 수반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많은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생산라인의 해외이전을 통해 고용문제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재 생계형 자영업자의 증가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문제는 이러한 신자유주의 물결에서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계속할 것이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실업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자영업이라도 영위할 것이다. 앞으로 영세자영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한국형 신자유주의 모색

중소기업 및 중산층이라는 허리가 약한 우리경제구조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지금 우리는 주지하였듯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신자유주의 추세로 가면 경제의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고, 그렇다고 분배위주로 가면 글로벌경쟁에 뒤져 모든 국민이 빈곤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한국형 신자유주의 또는 경제발전모형이 어떤 형태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형 신자유주의는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과는 달라야 한다. 아직 경제발전단계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글로벌 경쟁의 논리를 내세우며 경쟁력이 부족한 많은 기업들을 한계기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스포츠는 체급별로 싸우는데, 아쉽지만 경제는 체급별 싸움이 아니다. 글로벌경쟁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은 해외의 다국적기업에 비해 체급으로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중소기업들에게 글로벌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마련해 주고 글로벌경쟁에 나서게 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글로벌 대기업들도 과거 정부의 보호 및 지원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용창출 中企 육성해야

그렇다고 과거 대기업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대기업들은 부품조달도 해외의 아웃소싱에 의존한다. 결국 이들이 창출할 수 있는 국내의 고용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고용창출의 잠재력은 조금 부족한 듯 보이는 중소기업들에게 있다.
현재 증가하고 있는 생계형자영업자들에게 정부는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음식점을 비롯한 자영업도 대형화돼 작은 규모로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소규모의 일시적인 처방은 생계형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이들을 임금노동자가 되게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더라도 그리고 글로벌경쟁력이 없더라도 임금노동자를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몇 개의 대기업이 국내의 많은 노동력을 다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도 이렇게 되기까지 과거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정 남 기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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