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위한 희망홀씨대출상품 큰 인기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금융 약자인 소상공인과 서민들은 금융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본지는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달라진 서민금융지원 제도와 활용방법에 대해 4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주>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3년 신용카드사태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금융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서민을 위한 예금상품이나 대출상품을 취급했으나 지금은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많지 않다.
은행 등 대형금융회사들은 리스크부담이 크고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대출을 기피하고 있고, 특히 서민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아 성장해 온 저축은행이나 신협 및 새마을금고조차도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 취급을 꺼리는 실정이다.
회원들 간에 상호부조를 위해 만들어진 신협 등 조합형 금융회사들도 자산규모가 대형화되면서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야 되다 보니 엄격한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은 금융환경의 변화는 금융 공급자인 금융회사의 행태 변화는 물론 금융 소비자들에게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 금융회사의 대출공급이 감소하고 금리가 높아지면 금융이용자는 차입을 자제해야 하나, 돈이 급한 서민들은 신용카드 돌려막기 등으로 당장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에 급급하였고, 심지어는 금리가 높은 줄 알면서도 대부업체나 불법 고리사채를 이용하기도 했다.
결국 고금리 채무 등 과중한 금융비용을 이기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채무불이행자(구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됐다. 즉,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금융회사는 비교적 잘 적응한데 비해 금융소비자 특히 소득이 낮고 담보력이 부족한 서민들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상호 부조화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은행권과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바로 희망홀씨대출상품을 개발해 취급한 것이다. 이 대출은 종전 은행에서 담보가 없으면서 신용이 낮거나 소득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을 받지 못하던 서민에게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금리는 다소 높지만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작년말 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이 부족하자 정부와 국민에게 지원을 요청해 위기를 넘겼듯이 경기침체로 어려운 서민을 외면하지 않고 도와 줌으로써 은행이 이익만 쫓는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국민으로부터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희망홀씨대출 출시이후 9월24일까지 15개 은행에서 13만명에게 7,316억원의 신규대출을 취급했고, 최근 추세를 감안해 보면 연말까지 20만명에게 1조원이 넘는 대출이 취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민대출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은행 외에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들도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추고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영업을 할 필요가 있다. 이들 서민금융기관들은 강점인 지역밀착형 영업을 통해 틈새시장을 적극 발굴한다면 본연의 서민금융기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들도 대출이 필요한 경우 본인의 신용으로 가능한 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향후 부담할 금융비용까지 고려하는 등 계획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정하(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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