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1,150원대로 내려온 원화환율은 내년에도 하락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내년까지 지속되고 외국인 투자 및 해외차입 또한 순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신흥경제권에 대한 달러화 투자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고금리 국가로의 자금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환율의 하락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약세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올해 하반기 이후로는 약화돼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국제유가의 완만한 오름세 또한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평균 원화 환율은 올해 달러 당 1,200원대 후반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1,140원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원화 가치 상승시켜=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동안 50원 이상 급락했다. 이러한 통화 가치 상승은 원화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14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달러화에 대한 통화 가치 상승률을 보면 한국은 8.13%로, 유로(5.7%) 영국(8.0%) 태국(4.5%) 대만(1.7%) 싱가포르 (2.9%) 등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부 속도조절 나설 듯=향후 환율 하락은 글로벌 달러화 흐름과 함께 외환당국 의지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동안 시장에서 받아들였던 하한선은 1,150원선으로 이는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측면에서는 일본보다 아직 여유가 있어 정부 당국이 속도조절 차원의 개입에만 나설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외환당국도 그동안 환율 하락세에 눈에 띄는 개입을 자제해오다 이달 들어 개입강도를 높이며 환율방어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초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이 1,160원 선으로 떨어지자 공식적인 구두개입을 단행했고 달러매수를 통해 환율 하락 속도를 늦췄다.
이성태 한은총재 또한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급속한 환율하락에 대해 경제주체들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개입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 속에서 당국이 무리하게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당국의 개입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며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150원선이 뚫린만큼 1,100원대 중반을 지키려는 외환당국의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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